[골프칼럼]오학렬/골프는 집중력의 게임

  • 입력 1999년 9월 21일 18시 45분


장대비가 내리는 가운데 치러진 제42회 한국오픈골프선수권대회 최종라운드.

골프에서 집중력이 얼마나 중요한 지가 여실히 드러난 한판이었다.

폭우때문에 20여분씩 두 차례나 경기가 중단되고 선수들의 늑장플레이가 속출한 이날 승부는 결국 집중력에서 갈렸다.

홀마다 그린에 흥건히 고인 물을 스폰지와 수건으로 제거하느라 선수들이 정상적인 경기리듬을 유지하기 힘든 상황.

앞서 두 대회에서 잇따라 준우승에 그친 신용진은 후반 막판 공동선두까지 선전했지만 이번에도 고개를 떨궈야 했다.집중력을 잃고 17,18번홀에서 연속 보기를 하고 만 것.

반면 최경주는 놀라운 정신력으로 14번홀부터 3연속 버디를 낚고 심적부담이 큰 최종 18번홀을 무난히 파세이브해 역전승을 일궈냈다.

필자는 이날 경기 내내 TV중계차안에서 두 선수의 생생한 표정을 살펴봤다.편집과정에서 빠지는 바람에 일반 시청자에게는 전달되지 않은 두 선수의 표정에서 일찌감치 승부를 예상할수 있었다.

‘버디값 한다’는 말이 있다.

주말골퍼들은 바로 직전 홀에서 버디를 낚은 흥분때문에 다음홀 플레이를 망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전 홀에서 버디를 낚을 정도의 샷이 갑자기 무너질 리는 없다.집중력이 흐트러졌기 때문일 것이다.

미국 PGA와 LPGA투어 공식대회의 연속 버디 최고기록은 똑같이 8개.정신집중만 잘 되면 얼마든지 줄버디를 낚을수 있다는 얘기다.

흔히 시험을 목전에 둔 수험생들에게 ‘새로운 것을 더 알려고 하지말고 이미 알고있는 것을 확실히 자기 것으로 만들라’는 충고를 한다.

집중력을 갖고 한타 한타에 최선을 다한다면 현재 자신의 샷으로도 몇 타는 족히 줄일수 있지 않을까.

오학렬<골프칼럼니스트> kung@netsg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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