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기업 출생과 성장]피앤지, ‘아이보리’ 생산

  • 입력 1999년 9월 14일 18시 38분


아이보리 비누와 블렌닥스 치약으로 유명한 피앤지(Procter & Gamble)의 공동 창업자인 윌리엄 프록터와 제임스 갬블은 ‘병(病)’ 때문에 서로 만나게 됐다.

19세기초 영국에서 이민온 프록터와 갬블은 골드 러시 행렬을 따라 각자 미국 서부로 향하고 있었다. 여행 도중 둘은 뜻하지 않게 신시내티에 머물게 된다.

프록터는 아내인 마르타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갬블은 자신의 병 때문에 공교롭게 같은 지역에 여장을 푼 것. 잠시 머물려던 그들은 각각 양초제조회사와 비누회사를 설립하고 이곳에 눌러 앉았다.

아내와 사별하고 만 프록터와 갬블은 알렉산더 노리스의 두 딸과 결혼, 동서 사이가 됐고 장인의 주선으로 1837년 동업을 시작했다. 회사 이름은 자신들의 이름을 따 ‘프록터 앤 갬블’로 지었다. 한해 매출액 358억달러(97년)에 이르는 세계 최대의 생활용품 업체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피앤지의 성공을 이끈 대표적인 히트 상품인 아이보리 비누의 이름도 우연히 지어졌다. 1879년 흰색의 품질 좋은 비누를 개발한 피앤지는 이름을 짓기 위해 고심했다.

창업자의 2세인 할리 프록터는 어느 일요일 교회에서 예배를 보다가 ‘out of Ivory Palace’라는 성경 구절을 듣고 무릎을 쳤다. 100년이 넘는 세월동안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는 아이보리 비누의 이름은 이렇게 지어졌다.

미국이 독립할 무렵 창업한 피앤지는 포천지가 선정한 전세계 50대 기업중 가장 오래된 기업의 하나.

양초와 비누를 만들던 조그마한 기업이 아이보리 비누의 성공을 바탕으로 꾸준히 사업을 확장, 블렌닥스그룹과 녹셀, 막스―팩터 등을 잇따라 인수하면서 세계 최대의 생활용품 업체로 떠올랐다.

〈홍석민기자〉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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