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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8월 31일 18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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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유한 집안의 S군(초등학교6년)이 주위에서 ‘약물남용의 문(Gate)’인 본드 흡입을 말리자 내뱉은 항변. S군은 본드흡입이 ‘안전하고 재미있는 장난’이라고 또박또박 자기 주장을 폈다.
10대 중엔 감기약이나 콧물약 진통제 등을 환각제로 복용하는 아이도 많다. 어떤 아이는 약사의 처방을 무시하고 빨리 나으려고 한꺼번에 많은 양을 복용해 환각을 경험한 다음 약물남용에 빠진다. 문제는 부모들이 감기약이나 콧물약 등은 안전하다고 생각한다는 점. 그러나 환각제로 쓰이는 약들은 대부분 ‘보통약’이다.
약물남용의 해악은 동물실험에서 다양하게 입증됐다.독성이 강한 약물이 투여된 거미는 집을 엉성하게 만들어 먹이를 잡지 못해 굶어 죽고, 본드에 중독된 거미도 초기엔 흥분하지만 1시간 뒤 숨을 헐떡대다 본드에 코를 박고 죽는다.
약물남용은 부모가 조금만 신경쓰면 예방할 수 있다. 우선 아이에게 약을 처방대로 먹도록 가르친다. 갑자기 성적이 떨어지고 매사에 관심을 잃으면서 혼자 있으려 하거나, 아프지도 않은데 감기약이나 콧물약 등을 갖고 있으면 약물남용을 의심하고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미국의 연구결과 어릴적에 본드나 약물로 환각경험이 있을 경우 마약에 빠질 확률이 높아진다. 다행인 것은 부모가 아이와 대화를 많이 할수록 약물 남용의 위험은 크게 준다는 사실.
강주섭(한양대의대 약리학교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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