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트럼]『휴가철이 괴로운 꺽다리 아저씨들』

  • 입력 1999년 8월 12일 20시 52분


남들은 한창 여름휴가를 보내고 있는 8월.

경북 의성에서 합숙훈련중인 프로농구 기아엔터프라이즈의 센터 겸 플레잉코치 김유택(36)은 밤에 휴대전화가 울리면 깜짝 놀란다.

늦은 시간 울리는 벨소리는 분명 아내의 안부전화. 그러나 지난달 둘째 아들 첫돌잔치에도 간신히 참가한 그로서는 ‘여러모로’ 가장노릇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미안한 마음에 아내의 음성을 듣는 것도 겁난다.

프로농구 유부남 선수들은 이달들어서는 아내 얼굴을 쳐다볼 염치도 없고 시간도 없다.

한국농구연맹(KBL)이 1일부터 팀 전술훈련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때부터 시즌이 종료되는 다음해 4월까지 모든 팀이 합숙으로 ‘창살없는 감옥’생활을 해야 한다.

이와는 달리 미국프로농구(NBA) 선수들은 8월부터 본격적인 휴가를 즐긴다. 6월말 시즌이 종료되면 7월 서머리그에 참가한 뒤 8월부터 트레이닝캠프가 열리는 10월초까지는 달콤한 바캉스기간. 더구나 NBA는 합숙을 하지않고 시즌 중에도 출퇴근이 원칙이다.

〈전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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