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마해영, 이승엽 인기에 가린 A플러스 성적

  • 입력 1999년 8월 11일 18시 33분


95년 프로입단후 줄곧 그를 따라다녔던 별명은 ‘공갈포’.

이 닉네임이 롯데 마해영(29)에게 붙은 이유는 중심타자임에도 팀 기여도가 보잘 것 없었기 때문이다.

주로 4번자리를 맡았지만 지난해까지 4년간 단 한번도 90타점 이상을 올린 적이 없다는 게 바로 그 증거.

이런 ‘공갈포’ 이미지는 아직도 전문가들의 머리속에 깊숙이 뿌리박혀 있다.

9월 서울에서 열리는 아시아선수권대회겸 시드니올림픽 예선전에 출전하는 ‘드림팀Ⅱ’에 뽑히지 못한 것도 기존의 ‘공갈포 이미지’가 영향을 끼쳤다는 후문.

하지만 적어도 올시즌 성적만 놓고 보면 마해영은 ‘A+’학점을 받기에 충분하다.

10일 현재 타격 1위(0.365)와 타점 2위(99개).최다안타 3위(144개)에 홈런 4위(30개)라면 삼성 이승엽에 못지 않은 성적이다.

타점 최다안타 홈런수는 벌써 자신의 시즌 최고기록을 훌쩍 넘어버렸다.

‘공갈포’라 불리웠던 마해영의 변신 뒤에는 타격자세의 미세한 변화가 있었다.

그는 지난해까지 타석에서 왼발이 완전히 3루쪽을 향하는 극단적인 오픈스탠스를 사용했다.

올해 역시 오픈스탠스를 사용하지만 3루쪽을 향하던 왼발이 투수쪽으로 조금 당겨졌고 타석에 서 있을때 왼발과 오른발의 거리도 줄였다.

마해영은 “작은 차이였지만 힘의 분산을 막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말한다.

뛰어난 성적에도 불구하고 ‘이승엽 신드롬’에 가려 매스컴과 팬들로부터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는 마해영.

그러나 마해영은 팀 1위 질주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활약하는 자신의 모습을 더 만족스러워 한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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