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아디다스컵]데니스 '10-10클럽' 보인다

  • 입력 1999년 8월 11일 18시 33분


야구에서 힘있는 타자는 대개 발이 느리고 발이 빠르면 대부분 교타자다.

그래서 힘과 스피드를 겸비한 타자를 찾기 어려워 ‘20홈런-20도루 클럽’이라는 게 생겼다.

축구도 비슷하다.발군의 공격수라도 득점과 어시스트를 모두 잘 하기는 극히 어렵다.

프로축구가 83년 출범한 이래 한 시즌에 10골-10도움을 동시에 기록한 선수는 단 한명.96년 13골-16도움을 마크한 라데(당시 포항)뿐이다.

‘10-10클럽’ 가입이 얼마나 어려운 지를 보여주는 사례.

94년 득점왕인 윤상철(당시 LG)은 24골을 넣었지만 도움은 단 한개.신태용(천안 일화)도 96년 21골로 득점왕이 됐지만 도움은 세개에 그쳤다.

지난해에는 박태하(포항 스틸러스)가 9골-10도움,노상래(전남 드래곤즈)가 10골-8도움으로 ‘10-10클럽’가입을 못했다.

그러나 올해 3년만이자 통산 두번째로 고지에 오르려는 의지를 불태우는 ‘만능플레이어’가 있다.바로 수원 삼성의 용병스타인 ‘개구장이’ 데니스(22).

그는 10일 현재 7골-9도움을 기록중이다.정규리그인 99바이코리아컵 K리그가 아직도 14게임 남았고 수원이 플레이오프에 오를 가능성이 많아 데니스가 목표를 이룰 확률은 높다.

김호감독도 적극 돕고 있다.김감독은 8일 포항과의 99아디다스컵 준결승에서 얻은 두개의 페널티킥을 모두 데니스에게 맡겼다.

이는 감독의 특별한 관심이라기보다는 그의 기량이 뛰어나기에 가능하다.

데니스는 심판이 휘슬을 불때마다 항의하는 등 여전히 ‘악동 기질’을 보인다.그러나 수비수 2,3명을 가볍게 제칠 정도로 개인기가 뛰어나다.

그것이 데니스가 97년에 이어 올해도 도움 1위를 달릴 수 있는 비결.

19세에 한국땅을 밟은 뒤 올해 러시아 올림픽대표팀에 뽑힌 데니스.한국에서의 ‘성공시대’가 ‘10-10클럽’ 가입으로 기량을 꽃피울 수 있을 지 주목받고 있다.

<김호성기자> ks10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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