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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7월 30일 18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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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부 출범이래 높고 낮은 공직자들이 수없이 뇌물수수 혐의로 쇠고랑을 찼다. 공직사회 개혁이라는 명분에 의해서였다. 그들에겐 ‘500만원 이상은 구속’이라는 검찰 자체의 비교적 엄격한 기준이 적용됐다. 반면 국회의원 등 정치인들은 수천만원 이상 심지어 30억여원을 받고도 대부분 불구속처리되고 있다. 구속이 능사는 아니지만 일반 공무원과 정치인 사이의 형평성을 현저히 훼손하고 있는 것이다. 구속되는 정치인은 ‘희생양’으로 비쳐지는 한심한 현실이다.
정치인들의 무기는 ‘정치자금’이라는 마법같은 돈이다. 그들은 수사와 재판과정에서 자신이 받은 돈은 뇌물이 아니라 정치자금이라고 한결같이 주장한다. 정치자금으로 인정되면 면죄부를 받는 것으로 인식돼 있다. 그러나 정치자금에 관한 법률은 정치자금 마련의 길을 터놓으면서도 그 모금과 지출 등을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가령 회계내용은 반드시 공개하도록 하고 정치활동 외에 개인용도로 쓸 수 없도록 못박아 놓았다. 그러나 이 법은 거의 뇌물죄 회피수단으로만 동원되는 실정이다.
한마디로 정치자금법은 ‘정치인 봐주기 법’으로 운용되고 있다. 정치인들이 정치자금법을 제대로 지키고, 위반한 경우에는 법에 정해진대로 엄격한 형사처벌이 뒤따른다면 괜찮은 법으로 통할텐데 말이다. 전경기은행장으로부터 1억원을 받은 임창열(林昌烈)경기지사는 뇌물로, 2000만원을 받은 최기선(崔箕善)인천시장은 정치자금으로 처리됐다. 두사람 모두 지방선거 직전에 돈을 받았고 정치자금이라고 주장했지만 결국 최시장의 말만 받아들여져 불구속됐다.
정치자금법은 3년까지의 징역이나 3000만원까지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게 돼있다. 사안이 무거우면 구속도 가능한 것인데 ‘정치자금법 위반〓불구속’으로 운용해온 검찰이 문제다. 최시장은 검찰에 소환되기전 돈 받은 일이 없다고 거짓말까지 했다. 거짓말만으로도 그는 인천시 행정을 계속 맡을 자격이 없다. 최시장은 물론, 옥중결재로 지사직을 수행중인 임지사도 사퇴하는 것이 옳다. 이번 경기은행로비사건과 전 대검공안부장의 ‘1인극’으로 결론을 낸 파업유도사건의 수사결과를 보면 검찰은 여전히 한계가 있다는 것을 느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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