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기업 출생과 성장]휴렛팩커드

입력 1999-07-15 19:11수정 2009-09-23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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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 정보통신기업 휴렛팩커드(HP)는 세계최초의 벤처기업으로 통한다. HP가 태동한 미국 캘리포니아주 팔로알토의 조그마한 차고를 주당국이 ‘실리콘밸리의 탄생지(사적 제976호)’로 지정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HP의 창업자인 빌 휴렛과 데이비드 팩커드는 20대 청년이던 30년대말 단돈 538달러로 사업을 시작했다. 스탠퍼드대에서 함께 전기공학을 공부한 이들은 팔로알토에 위치한 작은 차고에서 꿈을 키워나갔다.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연구하다 39년 서로 동업계약을 맺고 회사를 설립했다.

첫번째 할 일은 회사이름을 정하는 일.

누구 이름을 먼저 쓸 것인가를 고민하던 휴렛과 팩커드는 결국 동전을 던져 ‘휴렛팩커드’로 결정했다.

HP의 첫 제품은 휴렛이 38년 발명한 음향발진기. 무선엔지니어협회가 우수제품으로 평가하는 등 반응이 좋자 ‘모델200A’라는 이름을 본격 생산하기 시작했다. 음향발진기에 이어 가청주파수 계측기를 생산했으며 39년 가을에는 넓은 건물로 회사를 이전했다.

40년대 2차대전 특수로 주문량이 늘어난 와중에도 제품 개발을 계속했으며 57년에는 주식을 일반에 공개했다.

HP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70년대 미국의 경기가 극도로 침체하면서 주문량이 뚝 떨어져 직원의 10%를 해고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HP는 그러나 ‘손쉬운’ 해고를 선택하지 않았다. 2주일에 10일이던 작업시간을 9일로 줄이면서 월급을 10%가량 낮추는 방식으로 직원들이 실직의 고통을 피할 수 있도록 했다.

창업자인 휴렛과 팩커드는 매출액이 10억달러를 돌파한 76년 40년 가까이 지켜온 경영자 자리에서 조용히 물러났다.

휴렛과 팩커드가 세운 4가지 기업철학은 HP의 성공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고객만족 △직원에 대한 신뢰 △빚으로 하는 투자는 금물 △이익의 사회환원 등이 그것이다.

20대 사업가 두 명에 의해 차고에서 출발한 HP는 현재 120여개국에 600개 지사를 거느리고 잉크젯 프린터 시장의 50%를 점유하는 등 프린터 시장에서 세계1위를 독주하고 있는 다국적기업으로 우뚝 섰다. 계측기 시장 세계1위, PC 세계3위 등이며 지난해 매출액은 471억달러.

〈성동기기자〉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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