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캠페인]유럽 주택가 과속못하게 도로 울퉁불퉁 포장

  • 입력 1999년 7월 11일 22시 38분


70년대 후반부터 독일 덴마크 등 유럽 지역에서 도입되고 있는 새로운 도로교통정책 가운데 ‘교통정온화’(靜穩化·traffic calming)라는 것이 있다.

교통경찰에 의한 과속단속이나 처벌강화가 교통수요자를 대상으로 한 것이라면 교통정온화는 도로나 교통시스템을 변경해 교통량을 조절하고 과속을 할 수 없게 하는 등 도로를 대상으로 안전도를 높이는 것이다.

덴마크에서 과속이 잦은 도로의 폭을 좁히거나 굽혀 속도를 줄이게 한 것이 대표적인 교통정온화의 예.

제한속도가 시속 30㎞로 낮은 주거지역 도로의 경우도 속도안내표지판과 주택가표지판 보행자 전용도로표지판 등 각종 표지판 외에 노면을 울퉁불퉁하게 만들어 속도를 낼 수 없게 하고 있다.

이렇게 하면 도로건설에 비용이 더 들것 같지만 교통사고에 따른 사회적 손실과 단속비용 등을 감안하면 보다 경제적이라는 게 선진국 교통당국자들의 분석이다.

속도제한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 독일의 아우토반(고속도로)도 일정 구간에는 속도제한이 있다. 또 80년대 후반부터 차츰 확대되고 있는 가변속도표지판도 인상적이다. 가변속도표지판은 전방 도로의 교통상황이나 기상상태에 따라 제한속도를 자동으로 바꿔주는 것으로 도로의 이용 효율을 높이고 안전을 동시에 고려한 교통시스템이다.

우리나라는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고속도로 총연장이 2000㎞를 넘었고 자동차대수도 97년에 이미 1000만대를 넘어섰다. 그러나 아직도 교통안전의 상당 책임은 운전자들이 지고 있다.

이제 우리도 도로의 양적팽창 못지 않게 질적인 측면을 고려해 교통안전 위주의 도로건설에 눈을 돌려야 할 때다.

권영인(교통개발연구원 도로교통실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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