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인구 60억명시대]도시집중 가속…범죄 심각

  • 입력 1999년 7월 9일 22시 59분


“도시혁명이 시작됐다. 도시의 관리에 인류의 미래가 달려 있다.”

도시화와 인간 생활을 다루는 유엔 산하 ‘인간 거주를 위한 유엔센터’는 5월10일 케냐 나이로비에서 총회를 갖고 도시화의 과제와 의미를 이렇게 선언했다.

2000년 도시인구는 인류 사상 최초로 농촌 거주 인구보다 많아진다. 20세기 초 도시인구 비율은 10%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2020년에는 65%를 넘어설 것이라고 유엔은 추정한다. 유럽 북미 중남미에서는 이미 인구의 75% 이상이 도시에 살고 있다. 1950년에만 해도 미국 뉴욕뿐이었던 인구 1000만이상의 거대도시는 2015년이면 26개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인구의 도시 집중현상은 20세기 들어 본격화된 인구팽창과 함께 진행됐다. 인구의 도시집중은 도시에 문화적 다양성, 정치적 역동성을 불어넣어 주었으며 생산성을 증대시켜 삶의 질을 높이는 토대가 됐다. 하지만 과도한 도시집중은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재앙’으로 변해가고 있다. 환경파괴 범죄증가 빈민화 위생악화 등 부작용이 커지고 있는 탓이다.

유엔통계에 따르면 현재 개발도상국 도시인구 50% 가량이 빈민생활을 하고 있으며 6억명이 대기와 수질오염 등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아시아 지역에서만 해마다 대기오염 관련 질병으로 156만명, 수질오염 관련 질병으로 50만명이 숨지고 있다.

서울대 지리교육과 이기석(李琦錫)교수는 “도시화에 따른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도시생활의 편리함을 찾아 인구가 집중되는 것은 대세”라며 “첨단 정보통신 인프라와 금융 서비스 기능 등을 적절히 갖추고 환경 위생문제를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핵심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구팽창은 선진국으로 인구가 대거 이동하는 ‘경제 유민’현상을 낳기도 한다. 선진국은 출산율은 낮지만 그 도시들은 ‘급습하는’ 경제유민으로 더이상 ‘인구 문제 안전지대’로 남아 있을 수 없게 됐다.

21세기는 어느 때보다 인구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적인 협력을 필요로 하는 세기가 될 것이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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