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트럼]사이클선수들, 다리에 쥐날땐 쇠갈고리로?

  • 입력 1999년 6월 24일 19시 24분


다리의 쥐는 사이클 도로경기선수들에겐 공포의 대상.

하루에 100㎞ 이상 전속력으로 페달을 밟다보면 준비운동을 철저히 해도 근육이 마비되기 십상이다.

그래서 선수들은 보통 피를 내기 위해 바늘을 가지고 다닌다. 피가 나면 근육이 곧 풀리기 때문.

해방 직후 마라톤 선수들이 바늘이나 옷핀을 옷에 꽂고 뛰다 여차하면 응급처방을 했던 것도 같은 맥락.

그러나 바늘 찌르기는 여러번 시도해야 효과를 볼 수 있어 0.01초가 아까운 선수들에겐 부담.

그래서 등장한 것이 실톱처럼 미세한 이가 박힌 쇠갈고리. 4월말 제1회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배 사이클 도로경기에서 첫선을 보였다. 대회 첫날 김현승(양양고)은 1구간(가평∼구룡 148㎞)에서 선두를 달리다 갑자기 다리에 쥐가 나자 뒷주머니에 차고 있던 쇠갈고리로 종아리를 빗질하듯 긁었다.

그러자 단번에 피가 터지며 뭉쳤던 다리 근육이 풀렸고 결국 그는 3위로 골인했다.

이 쇠갈고리는 자주 쥐가 나는 아들을 보다못해 김현승의 아버지가 직접 만들어준 것. 요즘 이 쇠갈고리가 소리소문없이 선수들 사이에 퍼져 나가고 있다.

〈배극인기자〉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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