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Health]의사 처방藥 복용 부작용 급증

  • 입력 1999년 6월 6일 18시 16분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의사의 처방 없이 약국에서 살 수 있는 약품에 대해 읽기 쉬운 설명서를 부착하도록 할 예정이지만 의사의 처방이 있어야만 구입할 수 있는 약에 대해서는 설명서 부착과 관련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처방약은 잘못 복용했을 경우 훨씬 더 위험한 부작용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

미국 정부는 지금까지 여러 차례에 걸쳐 처방약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소비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한 정책을 실시하려 했으나 제약업계와 약사들의 강력한 반발로 인해 성공하지 못했다.

그런 처방약의 종류가 늘어나면서 약품 안전 전문가들과 식품의약국 관리들은 식품의약국이 승인한 약품으로 인한 사망사고와 피해에 대해 점점 큰 우려를 표명했다. 이에 따라 식품의약국은 지난주 특히 위험한 소수의 처방약을 생산하고 있는 업체에 대해 ‘약품 가이드’, 즉 식품의약국이 승인한 환자용설명서를 부착하도록 요구할 수 있는 규칙을 발효시켰다. 1년에 10개 이하로 제한된 이 처방약들의 목록은 나중에 발표될 예정이다.

그러나 처방약의 안전에 관한 전문가들은 이 규칙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학자들은 1년에 10만명 이상의 환자들이 병원 처방약의 부작용으로 목숨을 잃고, 2백20만명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추정했다. 학자들은 환자들이 자신이 복용하는 약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면 사망사고를 줄일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1970년대말 미 식품의약국은 제약회사들이 소비자들을 위해 반드시 설명서를 제공하도록 규제하려 했으나 로널드 레이건행정부때 좌절되었다. 그리고 4전년인 1995년에는 제약회사들이 처방약에 대해 약품 가이드를 반드시 발간하도록 규제할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 계획은 약사들과 제약업체의 반발에 부닥쳤고 97년에 의회에서 거부되었다.

당시 약사들은 식품의약국의 계획에 대해 우선 식품의약국이 승인한 용도로 약품을 사용할 경우에 대해서만 설명을 하도록 한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었다. 의사들이 식품의약국의 승인을 받지 않은 용도로 약을 처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탈리도마이드라는 약은 원래 나병의 치료제로 승인을 받았으나 지금은 에이즈 환자들에게 흔히 처방되는 약이 되었다.

한편 제약업체들은 식품의약국이 환자들에게 제공되는 약품 설명서의 내용까지 승인하게 된다면 새로운 약품을 승인받는데 걸리는 시간이 더 길어질 것이라며 반발했다.

이때 식품의약국의 계획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타협안으로 채택된 것이 처방약에 대한 “유용한”정보를담은설명서를 첨부하는 것이었다. 내년까지는모든처방약의75%, 2006년에는95%에이설명서가 첨부되어야한다.만약이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식품의약국은다시한번약품 가이드계획을추진할권리를얻게 된다.

그러나 설명서에는 약품의 가장 무서운 부작용에 대한 내용이 빠져있는 경우가 많다. 97년에 퍼블릭 시티즌이라는 단체가 18개 품목의 진통제 설명서를 분석한 결과 복통이 일어날 경우 약의 복용을 중지하라는 경고를 담고있는 것은 전체의 4분의 1에 지나지 않았다. 이 경우 복통은 심한 경우 죽음까지 불러올 수 있는 내출혈의 신호일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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