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다이제스트]「생명의 황금나무야 푸르러라」

  • 입력 1999년 5월 28일 19시 21분


《「생명의 황금나무야 푸르러라」이레내우스 아이블 아이베스펠트 지음/박여성 옮김 사계절 422쪽 12,000원

저자는 독일 막스 플랑크 인류행태학 연구소장을 지냈고 ‘인간행동의 생물학’ 등 저서를 통해 행태학을 정립, 보급했다.》

행태학(行態學). 동물과 인간의 행동에서 무엇이 타고난 것이며, 무엇이 후천적으로 습득된 것인지를 규명하는 학문이다.

행태학의 창시자인 저자가 정년퇴임을 기념해 정리한 ‘학문적 자서전’. 유년시절의 추억으로 시작해 2차대전의 포연 속에서 보낸 청소년기, 치열한 학문연마와 로맨스로 수놓인 청년기, 전세계를 돌며 인류행태학의 자료를 수집한 중견 학자로서의 삶이 담담하게 쓰여져 있다.

후반부로 갈수록 처음의 아련한 회고적 기록은 자취를 감추고, 부시맨 야노마미족 사회 등 여러 특수문화권 속에서 진행된 연구의 보고가 주된 내용을 이룬다.

그는 원시부족 사이에서의 관찰을 토대로 인간의 ‘공격성’이 보편 현상임을 강조한다. “야노마미족은 이방인을 처음 대할 때 전투적 춤으로 위협을 준 뒤 반갑게 맞는다. 우스꽝스러운가? 한 문명국가의 지도자가 상대국을 방문하면 먼저 군대의 열병(閱兵) 절차가 기다리지 않는가.”

그는 “이처럼 현대인도 정서적으로는 원시인과 다름없는 존재”라고 말한다. 다른 종족을 관찰하는 눈을 가지고 이제는 인간의 ‘행태’가 가진 보편적 성향을 더욱 잘 알아야 한다는 것. 현대인의 힘을 가지고 수렵 채집시대의 습관대로 자연의 산물을 따모은다면 결국 인류는 파국에 부딪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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