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홍찬식/마쓰자카 열풍

  • 입력 1999년 5월 23일 19시 59분


국내 프로야구 선수들의 일본 진출이 늘어나면서 덩달아 일본 프로야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는 국경을 넘나드는 방송의 역할이 크다. 재일교포가 도쿄에서 운영하는 동양위성TV는 선동렬 이종범 이상훈 3총사가 활약하는 주니치팀의 경기를 연일 위성으로 생중계하고 있다. 이 방송은 우리도 케이블TV를 통해 볼 수 있다. 역시 국내 시청이 가능한 일본 NHK위성방송도 일주일에 몇 경기씩 일본 프로야구를 중계하고 있다. 그만큼 일본 야구는 우리에게 가깝게 다가와 있다.

▽일본 야구는 전체적으로 정교하고 매끄러운 인상을 준다. 이에 비해 우리 야구는 힘이 있고 선이 굵은 게 강점이라면 강점이다. 일본에서 프로야구는 ‘종교’라는 얘기가 있다. 우리보다 규모가 훨씬 큰 야구장이 가볍게 만원을 이룬다. 우리 프로야구는 지난해 관중이 무려 32%나 줄었다. 물론 IMF의 영향도 있었지만 야구기반면에서 부족한 점이 많아 쉽게 무너져버린 측면도 부인할 수 없다.

▽올해 일본 프로야구에서 가장 주목받는 선수는 세이부팀의 18세 신인 마쓰자카 다이스케(松坂大輔)투수다. 고교 시절부터 1백50㎞대의 강속구를 뿌려 ‘괴물투수’로 화제를 모았던 그는 올해 프로에 진출한 후 단숨에 팀의 에이스투수가 되어 폭발적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가 등판하는 날이면 몇개의 TV가 동시에 중계방송을 할 정도다. 어느새 일본 최고의 스포츠스타로 떠올랐다.

▽우리로서는 다소 의아스러운 느낌이다. 야구선수 한명이 뭐기에 나라 전체가 난리법석을 피우는가 하는 점에서 그렇다. 그러나 한편으로 부러움도 느껴진다. ‘될성부른 떡잎’을 스타로 키워내는 일본 사회의 ‘스타 만들기’와 프로야구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프로야구에선 최근 감독이 심판을 폭행하는 일이 벌어졌다. 관중을 모셔와야 할 마당에 내쫓는 꼴이다.

〈홍찬식 논설위원〉chansi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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