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백신「바이로봇」개발 ㈜하우리 권석철사장

  • 입력 1999년 5월 19일 10시 21분


우는 사람이 있으면 웃는 사람이 있는 법.

지난달 26일 8백만 PC사용자들의 가슴을 섬뜩하게 했던 CIH(일명 체르노빌)바이러스 ‘덕분에’ 일약 스타로 떠오른 ㈜하우리의 권석철(權錫哲·29)사장.

하우리가 국내 컴퓨터바이러스 백신업계의 ‘절대 강자’인 안철수컴퓨터바이러스연구소에 도전장을 내민 것은 지난해 3월이다. PC통신 천리안의 ‘바이러스치료동호회’ 활동을 하면서 알게 된 야심찬 젊은이 5명이 세계 최고의 바이러스백신 개발을 다짐하며 의욕을 불태웠다.

이들은 이미 ‘타키온’ ‘키콤’ 등 백신소프트웨어를 개발해 PC통신에 공개, 네티즌들에게 잘 알려진 바이러스 전문가들. 새로운 개념의 백신을 개발하자는 일념으로 지난해 4월부터 작업에 착수했다. 그리고 10개월만에 태어난 제품이 ‘바이로봇’.

이미 확인된 바이러스는 물론 정체가 알려지지 않은 미확인 바이러스까지 찾아내 치료하는 바이로봇은 완벽한 윈도기반의 백신으로 평가받고 있다. 미확인바이러스 진단율이 70%선으로 20∼30%에 불과한 외국산 백신보다 성능이 월등하다는 것. 올해초에는 네트워크용 미확인바이러스를 탐지해 차단하는 국책사업을 따내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호평에도 불구하고 매출은 밑바닥을 맴돌았다. 올해 2월 한달간 판매된 바이로봇 백신은 고작 3백여개(매출액 1백만원). 3월엔 2백만원으로 다소 늘었으나 역시 기대에는 못미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4월부터 상황은 급변했다. CIH바이러스의 영향으로 한국전산원 피자헛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등 단체구매 고객이 늘면서 매출도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바이로봇 백신은 물론 CIH바이러스로 인해 망가진 데이터복구 수요까지 몰려 4월 한달간 7천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3월보다 35배 증가한 놀라운 신장세.

“CIH바이러스 덕을 톡톡히 봤죠. 지난달 26일 이후 매출 누계가 1억4천만원을 넘어섰습니다. 여러 기업체와 단체구매 계약을 체결했으며 외국 바이어들의 구매문의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하우리는 현재 바이로봇 영문판을 개발중이다. 미국 일본시장에 본격 진출하기 위한 준비단계인 셈이다. 권사장은 “셰어웨어와 인터넷쇼핑몰 판매를 통해 현지 시장을 파악한 뒤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으로 미국과 일본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02―458―2235

〈성동기기자〉espri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