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매니저 투자일기/장인환]큰 상승주기 마무리

  • 입력 1999년 5월 13일 20시 03분


식을 줄 모르고 달아오르던 주식시장이 조정을 받자 투자자들이 불안을 느끼기 시작하는 것같다.

종합주가지수는 7일 장중 한때 826을 넘어선 것을 고비로 계속 뒷걸음질. 특히 최근 며칠간 하루 등락폭이 30∼40포인트에 이르자 “대세상승이 벌써 끝난 건가요”라고 묻는 고객들의 전화가 잇따르고 있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저가주→금융주→업종대표주→소외주로 이어지는 큰 상승이 한 주기를 마무리했지만 조만간 새로운 대세상승 국면이 펼쳐질 가능성이 크다. 요즘의 조정국면은 궁극적으로는 실물(기업실적)이 금융(증시자금 유입속도)을 따라가지 못한데서 비롯된 것. 하지만 기업의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되면서 실적장세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또 하나의 대세상승을 점칠 수 있게 하는 근거다.

한 경제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KOSPI 200 구성종목중 합병회사와 금융기관을 제외한 상장회사의 평균 주당순이익은 98년 2백34원에서 올해는 1천6백1원, 내년에는 1천9백26원이 된다고 한다. 기업방문을 해봐도 1·4분기 실적이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음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주가는 기업의 미래가치를 반영한다. 기업의 미래가치는 실제로는 애널리스트와 펀드매니저로 대표되는 기관투자가들에 의해 정해진다. 특정기업의 예상수익을 근거로 주가상승 목표치를 정하고 현 주가가 현저히 낮다고 판단되면 매수에 들어가는 것.

다만 대세 상승기에는 주가상승 목표치가 일찍 반영돼 실제 가치보다 주가가 더 올라가는 ‘오버슈팅’현상이 나타난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시장은 ‘조정’이라는 메커니즘을 통해 주가의 제자리를 찾아준다. 때문에 장기적으로 주가는 기업의 미래가치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최근 조정장세는 이처럼 실물과 금융 사이의 간격을 좁히는 과정으로 이해하는 것이 옳다.

그렇다면 지금 시점은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팔아야하는 조정’이 아니라 ‘사야하는 조정국면’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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