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으로 본 세상]스승의 날 맞아 「미팅 행사」

  • 입력 1999년 5월 13일 19시 34분


스승의 날 ‘사은(謝恩)’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신세대 제자들이 미혼인 선생님에게 배필을 직접 골라 ‘선물’하겠다고 나선 것.

결혼정보회사 ㈜듀오는 스승의 날(15일)을 앞두고 최근 PC통신을 통해 여선생님의 미팅을 주선할 초중고생을 모집했다. 20여명이 은사를 추천했고 이중 15명의 여교사가 제자와 함께 행사에 참여하기로 했다.

1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리는 ‘스승의 날 미팅’에는 이들 여교사와 교사를 배필로 삼고 싶다는 의사 변호사 대기업사원이 나올 예정.

담임인 이지현교사(27)를 추천한 서울 석관초등학교 김제헌양(11)은 “예쁘고 마음씨 착한 선생님에게 남자친구가 없는 것이 안타깝고 속상해서 몰래 신청했다”고 말했다. 참가 교사들은 “물질적 선물이 아닌 ‘마음의 선물’을 거절하기 어렵다”는 반응.

행사에는 제자가 선생님에게 가장 어울리는 상대를 ‘천거’하는 ‘천생연분 찾기’ 코너도 있다. 참석예정인 경기 분당고 임혜연교사(29)는 “학생이 나를 더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웬만하면 제자의 ‘판단’을 믿고 따르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승재기자〉sj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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