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김병지만 「신의 손」인가요?』

  • 입력 1999년 5월 11일 19시 14분


『김병지만 골키퍼인가요?』

김병지(31·울산 현대). 통산 1백78경기에서 1백78골만 내준 국내 골키퍼의 대명사. 그러나 올해 들어 그의 명성이 흔들리고 있다.

‘제2의 신의 손’은 이운재(26·수원 삼성) 권찬수(25·천안 일화) 이광석(24·전북다이노스). 이들은 99대한화재컵에서 발군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이운재는 지난해 34게임에서 31실점, ‘0점대 실점률 (0.91)’을 자랑했다. 올해도 7경기에서 6골만 먹었다.

1m82에 82㎏. 골키퍼로는 키가 작고 ‘빵빵한’ 몸매. 하지만 순발력이 뛰어나고 판단력도 날카롭다.

그는 경희대 3년때인 94미국월드컵 독일전에서 후반을 무실점으로 막아 주목받았다. 그러나 96애틀랜타올림픽에서 서동명에게 밀린 데다 폐결핵까지 앓아 프로에서는 빛을 보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해 정규리그 개막전에서 눈 주위를 11바늘이나 꿰매는 부상에도 경기장에 서는 등 강인한 정신력으로 그가 살아있음을 보여줬다.

‘악바리 근성’은 지난해 울산과의 챔피언결정전 2경기를 모두 무실점으로 막는 데도 연결됐다. 올해도 끊임없는 이미지 트레이닝으로 전 경기를 무교체로 뛰며 수원을 4강 토너먼트로 이끌었다.

권찬수는 눈에 띄지 않던 새내기. 그러나 실업 한일생명에서 최고로 꼽혔던 ‘준비된 골키퍼’.

6경기에서 10실점. 평균 1.67골이지만 프로에 적응한 최근 2게임에서는 1골만 내줬다. 신인답지 않게 고비때마다 놀라운 순발력을 발휘하고 있다. 훈련만 제대로 받는다면 발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

권찬수도 어려운 인생 역정을 헤쳐 왔다. 초등학교 4학년때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뇌를 크게 다쳐 어머니가 생계를 꾸려왔다. 계약금 7천5백만원도 모두 아버지께 드렸다.

게임당 1.37골을 내준 이광석은 현란한 동작이 특징. 4―4―2 시스템에서 그는 하프라인 근처까지 뛰어나가 최종 수비수 역할까지 하고 있다. 수비가 약한 팀 사정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는 매게임 4∼5차례 발로 볼을 걷어내고 있다.

〈김호성기자〉ks10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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