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O]北서 활동 FALU 『8백만명 굶주린다』

  • 입력 1999년 5월 11일 10시 11분


대북한 구호에 나서고 있는 세계 각국의 비정부기구(NGO)들이 3일부터 5일까지 중국 베이징(北京)에 모여 국제회의를 열었다.

95년 이래 북한에 식량과 의약품 등을 지원해온 세계 각국 55개 단체가 참석한 이번 회의에서 이들은 북한에 대한 지원과 지원단체들간의 연계망 구축을 둘러싸고 진지한 토론을 벌였다.

이 회의 참가 단체 중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이들 북한 지원 단체들이 북한에 파견한 팔루(FALU)라는 조직.

낯선 이름의 이 단체는 ‘세계식량계획(WFP) 식량지원연락사무소’가 정식명칭으로 미국과 유럽에 본부를 둔 NGO단체들이 북한구호활동을 위해 96년 결성해 97년 북한에 파견한 조직이다.

지금까지 북한에 남아서 활동하고 있는 팔루 요원은 모두 20명. 이들은 북한 내 5개 지역에 흩어져 후원단체가 지원하는 구호품을 북한 주민들에게 전달하고, 또 인도적인 차원에서 지원이 시급한 식량이나 의약품을 조사해 후원단체들에 전해주는 모니터 역할을 하고 있다.

팔루가 그동안 북한 주민들에게 전달한 긴급구호 식량과 의약품은 97년 1천4백만달러, 98년 1천1백만달러 상당. 팔루측은 올해도 1천만달러 상당의 식량이 지원돼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 팔루를 후원하고 있는 NGO는 과거 선명회로 불렸던 국제월드비전(WVI)과 미국 오리건주에 본부를 둔 국제자비군(MCI), 메릴랜드주 실버 스프링스에 있는 재림파구제기구(ADRA) 등 미국의 3개 단체와 캐나다의 캐나다식량은행(CFGB), 이탈리아의 국제카리타스(CARITS), 스위스의 함께 하는 교회운동(ACT) 등 6개 단체.

그리고 스웨덴의 PMU 인터라이프, 프랑스의 테제 브라더스, 독일과 미국 양국에 본부를 둔 국제CARE 등도 팔루를 대북한 지원창구로 활용하고 있다.

97년 초 북한에 파견된 팔루의 대표 에릭 와인가트너(56)는 “특히 그해 여름은 무척 길고 괴로웠다”며 “당시 북한의 식량부족이 절정에 달해 어린이와 노약자들의 참상은 차마 눈 뜨고 바라보기 어려울 정도였다”고 회고했다.

그는 “아직도 11%의 북한 어린이들을 포함해 약 8백만명이 절박한 식량부족에 직면해 있다”면서 회의 참가단체들에 서둘러 식량 지원의 손길을 뻗쳐줄 것을 호소했다.

“북한에서는 이미 보릿고개가 시작됐습니다. 미국이 60만t의 식량을 지원키로 하고 WFP도 7월부터 2억6천만달러 규모의 식량을 지원할 예정이지만 이 식량이 도착할 때까지의 공백기가 문제입니다. 긴급지원이 없으면 5∼6월에 다시 몇십만명의 생명이 사라질지 모릅니다.”

〈베이징〓이종환특파원〉ljh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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