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Health]지방흡수 막는 신약 개발

  • 입력 1999년 4월 29일 19시 53분


비만 퇴치를 위해 지금까지 사용되었던 식욕 억제제와는 전혀 다른 타입의 살빼는 약이 지난 26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 호프만 라로슈 사가 개발한 올리스탯이라는 약은 우리 몸이 지방을 흡수하지 못하도록 막음으로써 체중을 줄여준다.

미국 식품의약국은 표준 체중을 30% 초과한 사람과 20% 체중 초과이면서 동시에 고혈압 당뇨병 등을 가지고 있거나 콜레스테롤치가 높은 사람에게 이 약을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그러나 의사들은 사실상 아무에게나 이 약을 처방해줄 수있다. 전문가들은 제니칼이라는 상품명으로 약국에 선보이게 될 이 약이 머지않아 수백만 가정의 약장 속에 터줏대감으로 자리를 잡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약의 가격은 한 알에 1달러10센트이며 하루에 세번씩 1년 이상 복용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올리스탯은 결코 기적적으로 비만을 치료해주는 약이 아니다. 임상실험 결과 1년 동안 이 약을 복용한 대부분의 환자들은 체중의 5∼10%를 줄이는데 그쳤다. 그것도 칼로리를 제한한 식이요법을 병행한 후의 결과였다.

1월 미국 의학협회지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식이요법과 함께 1년간 올리스탯을 복용한 사람들의 체중이 평균 19.3파운드 줄어든데 비해 같은 식이요법과 함께 위약(僞藥)을 복용한 사람들의 체중은 평균 12.8파운드 줄어들었다.

호프만 라로슈 사는 전세계적으로 모두 7천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7건의 임상실험에서 올리스탯을 복용한 고혈압 당뇨병 고(高)콜레스테롤 환자들의 증세가 “측정할 수 있을만큼 좋아진 것”으로 발견되었다고 밝혔다.

올리스탯은 우리 몸의 소화관 안에서 지방을 소화시키는 효소의 작용을 막는다. 덕분에 우리가 섭취한 지방 중 3분의 1이 소화되지 못한 채 창자 안에 쌓여 있다가 대변과 함께 배설된다. 그러나 지방의 흡수가 차단되면 지용성인 비타민 A,D,E,K와 베타 카로틴도 흡수되지 못한다. 따라서 올리스탯을 복용하는 환자들은 매일 비타민을 함께 복용해야 한다.

게다가 올리스탯을 복용하면 부종, 헛배부름, 기름기 있는 대변, 설사, 대변실금 등의 부작용을 경험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부작용은 오히려 환자들이 기름기 있는 음식에 손을 대지 않도록 만드는 효과를 낸다.

일부에서는 또 올리스탯이 여성들에게 유방암의 위험성을 높일 우려가 있다고 걱정하기도 한다.

호프만 라로슈 사가 식품의약국에 제출한 자료 중에서 올리스탯을 복용한 여성이 유방암에 걸린 비율이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약간 높음을 보여주는 자료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식품의약국의 한 관리는 호프만 라로슈사가 다시 제출한 보충 자료를 검토한 결과 유방암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별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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