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여행가 한비야씨 국토종단여행

  • 입력 1999년 4월 28일 19시 36분


『우리나라 시골 인심은 여전했습니다. 정이 깊고 친절하고…. 이번 여행을 통해 우리나라를 더욱 사랑하게 됐습니다.』

3월3일 전남 해남 땅끝 마을을 출발해 국토종단여행에 나섰던 배낭여행 전문가 한비야씨(41·여)가 26일 강원 고성 통일전망대에 도착, 55일간의 대장정을 마쳤다. 한씨는 93년 7월부터 5년간 배낭을 메고 65개국 세계오지를 여행한 뒤 ‘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세바퀴반’(4권)이란 책을 펴낸 여행전문가.

그는 이번에 전남 해남∼광주∼전북 무주∼충북 제천∼강원 평창 오대산∼설악산 대청봉∼고성 통일전망대에 이르는 9백여㎞를 혼자 걸으며 조국의 산하를 재발견했다. 사람 사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지방도를 택해 길을 걷다가 일하는 농민들을 만나면 이야기를 나누고 날이 저물면 마을 이장이나 혼자 사는 할머니 댁, 교회 성당 산사 등에 들어가 하룻밤 재워주길 청했다.

“하룻밤 머물고 싶다고 청했을 때 거절하는 분은 거의 없었어요. 처음엔 망설이다가도 몇마디 얘기를 나누고 나면 모두들 한식구처럼 대해 주셨습니다.”

그는 “통일전망대에 도착해 더이상 걷지 못하고 북녘 땅을 바라볼 때가 가장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이번에 한씨가 두달동안 사용한 여행경비는 1백60여만원. 국내 물가가 비싸 5년간 65개국을 여행할 때(한달 평균 65만원)보다도 월평균 경비가 더 들었다.

“생각보다 힘들지 않았습니다. 특히 젊은이들에겐 꼭 한번 나서 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속초〓경인수기자〉sunghy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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