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창순 대인관계클리닉]동갑 친척자녀 형 따지지말길

  • 입력 1999년 4월 14일 19시 50분


◆문◆

손윗동서와 저는 동갑내기 아이들을 같은 초등학교에 보내고 있습니다. 형님댁 아이가 생일이 석달 빨라 형님이라 부르게 하고 있습니다. 어릴 때는 친하게 지내던 아이들이 고학년이 되면서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큰 댁 조카가 친구들 사이에서 제 아들을 손아래로 취급하면서 때리기도하고따돌리는것입니다. 아이 때문에 형님과 저 사이도 점점 멀어지는 것 같습니다.(서울 대치동에서 한 주부)

◆답◆

우리는 부모 자녀 부부, 그 밖의 인간관계가 수직적입니다. 만나면 생일부터 따져 상하적인 인간관계를 만듭니다. 그래서 수평적이고 평등한 인간관계에서 만들어낼 수 있는 여러가지 장점을 차단시켜버립니다.

조카끼리 동급생으로 같은 학교에 다니면서 서로 공유할 수 있는 경험이 참 많습니다. 어른들이 인위적으로 상하관계를 조장해 아이들의 발달을 가로막는 것은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먼저 손윗동서가 마음을 열고 생각을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집안에 어른들이 계실 때는 어쩔 수 없다고 해도 평소 동갑내기끼리 서로 형님 아우를 따질 필요가 있을까요? 궁극적으로는 어른들의 생각도 달라져야 되겠지요.

아이들이 성장했을 때를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수직적 인간관계에 길들여진 아이들은 어른이 되어도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하죠.

질문하신 분께서 그런 점을 손윗동서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눠보십시오. 아이들의 문제는 어른들의 태도만 달라진다면 얼마든지 쉽게 변화할 수 있습니다.

양창순(서울백제병원 신경정신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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