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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3월 24일 19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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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 거슬러 올라감은 전혀 시대착오적이지 않다.‘내 마음의 풍금’은 관객에게 잠시 멈춰서서 신서사이저 대신 낡은 풍금을, 효율과 경쟁 대신 잃어버린 순수를 생각해보자고 손을 내민다. 하근찬의 중편 ‘여제자’가 원작. 이영재 감독은 데뷔작인 이 영화에서 정교한 소품과 공들인 세트로 아련한 추억을 섬세하게 복원해냈다. 계절마다 다른 풍경을 담아낸 영상도 아름답다.
그러나 너무 추억의 재생에만 몰두한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을 남긴다. 소풍날 풍경, 환경미화, 채변검사 등 갖가지 에피소드들은 절로 미소를 자아내지만 지나치게 많아 혼란스럽다. 툭툭 잘려나간 듯 거친 편집과 온갖 동네의 사투리가 뒤섞인 조연들의 과잉 연기도 흠.
그럼에도 불구하고 짝사랑의 열병을 앓으며 서서히 성장해가는 늦깎이 초등학생 역의 전도연, 풋풋한 청년 교사 역을 맡은 이병헌 등 주연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는 상찬을 받을만하다. 27일 개봉.
〈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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