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규형의 세상보기]땀흘린만큼 부를 쌓고 나눔에도…

  • 입력 1999년 3월 21일 18시 07분


자본주의는 결과의 평등이 아닌 기회의 평등. 우리나라에서는 부자가 되는 기회가 평등하지 않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은데 문제가 있다.

한 여론조사에서 ‘우리나라 부자는 자신의 노력보다는 부모로부터 재산을 물려받은 사람이 많다’는 말에 대해 6백명의 응답자 중 85%가 그렇다고 답했다. 또 ‘우리나라 부자는 대부분 열심히 일한 결과 돈을 모은 사람’이라는 문항에 대해서는 26%만이 그렇다고 했다.

경제위기로 가난한 사람이 더욱 가난해진 시점에서 부자는 가진자의 고귀한 의무에 대해 한번쯤 생각할 필요가 있다. 역사적으로 이름을 남긴 부자들은 가진 것이 많아서가 아니라 많이 나눈 사람들이었다. 조선 성종 때 굶주린 백성을 구한 부자 김만덕할머니의 아름다운 이름을 제주도 사람들은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53%는 ‘부자이면서 마음이 착한 사람은 거의 없다’는 데 동의하지 않았다. 부자를 사악시하지만은 않고 있는 것이다.

노규형(리서치 앤 리서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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