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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3월 16일 18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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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자 31면에 실린 ‘홍재형 전부총리 강도피습 중상’ 기사를 병상에서 뒤늦게 읽었다.
10일 오후7시20분경 본인은 서재에서 책을 보고 있던 중 아내의 다급한 비명 소리와 수명의 요란한 발자국 소리를 듣고 안경도 벗지 못한 채 정신없이 서재에서 뛰어 나와 온몸으로 강도와 난투극을 벌였다. 그 강도는 마침내 시민의 손에 의해 잡혔다.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환갑 넘은 나이로 비록 몸은 많이 다쳤지만 강도를 물리쳐야겠다는 시민정신을 발휘했다고 자위한다.
그러나 귀지의 기사를 읽고나서 혼자서 강도와 싸우면서 소리를 질러도 외부의 반응이 없었던 당시의 무력감과 절망감을 다시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본인에게 중상을 입힌 강도(전과 7범)에 대한 전과사실 등 중요한 사실에 대한 확인과 심층보도 없이 단순히 그 강도가 말한 범행동기만을 인용 보도함으로써 마치 본인이 장관 재직시에 크게 부정축재라도 한 것처럼 오해를 불러 일으키게 했다.
고위 공직을 역임한 피해자의 신분을 이용해 화제성만 부각시키고자 하는 보도태도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강도사건 보도는 어디까지나 유사한 사건 재발 방지와 사회전반의 건전한 기풍 진작이라는 차원에서 다루어지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라고 본다.
본인은 이번 사건으로 인해 외부로부터 아무런 보상도 받을 수 없는 신체적인 고통을 당했다. 또 귀지의 보도에 의해 정신적인 아픔은 물론 그동안 무엇보다도 소중히 가꾸어온 명예까지 상처를 입게 되었음을 참으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홍재형(전부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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