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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2월 2일 19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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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외에서 벌어지는 스피드스케이팅은 바람이 성적을 좌우하는 관건. 풍속과 풍향에 따라 1∼2초의 기록차가 나는 것은 다반사다.
2일 춘천실외빙상경기장에서 열린 99강원동계아시아경기대회 남자 5천m경기는 ‘바람’이 메달 색깔을 갈랐다.
2번 레이스를 달린 한국의 ‘차세대 유망주’ 문준(춘천기공)은 초속 3.6m의 강풍에도 불구하고 고른 랩타임을 기록하며 7분17초97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후 5번레이스가 끝날 때까지 아무도 이 기록을 깨지 못해 문준의 1위는 확정적이었다.
그러나 마지막 6번레이스에서 두 바퀴를 남기고 갑자기 바람이 멎었다. 맞바람에 지친 기색을 보이던 카자흐스탄의 비크찬타예프 라딕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치고 달려 7분16초46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은메달을 목에 건 문준은 이날만큼 바람이 미운 적도 없었다.
〈춘천〓특별취재반〉bae215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