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의 향기]오규원 「부처」

  • 입력 1999년 1월 28일 18시 41분


부처는 내가 서 있는 평평한 땅 위에

내 발이 닿아 있는 땅보다 조금 더 높은

곳에

만들어져 있다 부처의 몸은 팔과

다리 머리와 몸통으로 되어 있다

머리는 내 다리가 닿아 있는

평평한 땅 위에 놓인

그 몸 위에 얹혀있다 입과 눈은 코와 귀는

몸 위에 얹혀 있는 작지만 둥근 머리를

파고 들어가 각각 있다 몸의 앞은 내가 서

있고

몸의 뒤는 흐린 그림이 있는 어두운 벽이다

부처는 그러나 나와 달리

앉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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