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캠페인]음주운전 추방나선 美 어머니들

  • 입력 1999년 1월 24일 20시 17분


‘음주운전을 반대하는 어머니들(MADD·Mothers Against Drunk Driving).’

미국에서 가장 조직적으로 교통안전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시민단체다.

MADD는 ‘음주운전 피해자는 교통사고 피해자가 아니라 범죄의 피해자’라고 단정한다.

1월12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센추리 애버뉴 5757번지 MADD 로스앤젤레스지부 사무실. 3명의 여직원이 문의전화를 받고 서류를 정리하느라 바쁜 모습이었다.

“음주운전 범죄 피해를 당했다는 연락을 받으면 무엇보다 먼저 이미 피해를 경험한 자원봉사자의 도움을 받도록 주선합니다. 그리고 나서 범죄자(사고운전자)로 부터 피해보상을 받는 방법 등에 대해서도 조언을 합니다.”

로스앤젤레스 지부에서 3년째 근무하고 있는 베벌리 베이커(33·여)는 “피해자들이 변호사보다 MADD에 먼저 연락하는 경우가 많아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 지부는 한달에 20명 정도의 ‘음주운전 범죄’피해자를 돕고 있다. 83년 설립이후 이곳에 신고된 ‘범죄’는 3천여건. 직원은 5명 뿐이지만 의사 변호사 등 각 분야의 전문가 수백명이 자원봉사자로 나서 도와주고 있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게 베이커의 설명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음주 마약 운전’에 따른 교통사고 사망자가 연간 1천9백여명. 부상자는 4만명이 넘는다.

캘리포니아주의 MADD 지부들은 올해부터 5년간 ‘음주운전 범죄’를 반으로 줄이자는 목표를 세우고 다양한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MADD지부는 청소년 음주운전 방지를 올해 주요 활동목표로 삼았다.

MADD는 80년 캘리포니아주에서 음주운전 뺑소니 사고를 당한 13세 소녀의 어머니가 중심이 돼 발족했다. 텍사스주 어빙에 본부가 있으며 미국 전역에 3백개 지부를 두고 있다. 연회비(10∼20달러)를 내는 개인 또는 가족회원이 30만명에 이른다. 3백개 지부에서 활동하는 자원봉사자는 4만명 정도.

MADD 본부는 시민들의 이같은 활발한 참여를 바탕으로 음주운전 구속기준 혈중알코올농도를 0.08%(현재 10여개주는 0.10%)로 강화토록 ‘압력’을 넣고 있다. 백악관이나 주의회 등에 청원서를 제출하고 시민들을 상대로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것.

페어팩스지부의 케이시 세리오(52·여)는 “지난해 미 연방이민국이 영주권자에 대해 ‘삼진아웃’(음주운전 3회 적발시 추방)제를 적용키로 한 것도 MADD의 압력이 주효한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MADD의 이같은 체계적인 활동에 자극받아 캐나다(84년) 영국 뉴질랜드 호주(95년)에도 MADD가 생겨났다.

〈로스앤젤레스〓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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