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슈퍼리그]흥국생명 7연패끝 「꿀맛 1승」

  • 입력 1999년 1월 22일 19시 16분


“긴 악몽에서 깨어난 느낌입니다.”

흥국생명의 이임감독(54). 여자실업배구팀 최고령 감독으로 7년째 흥국생명 사령탑을 맡아오고 있는 ‘백전노장’의 그도 올시즌 첫승을 거둔 뒤 상기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22일 목포실내체육관에서 열린 99배구슈퍼리그 2차대회 여자부 흥국생명 대 현대전.

올 시즌 들어 7경기 연속 패배에 허덕이던 흥국생명이 현대에 3대2(17―25,18―25,25―21,25―22,15―12)로 역전승, 첫승의 기쁨을 맛봤다. 흥국생명은 1승7패. 현대는 5승3패.

지난 대회 3위를 차지하는 등 상위팀으로 군림해온 흥국생명은 현대 담배인삼공사 도로공사 등 다른 팀들이 해체팀의 주전들을 스카우트해 전력을 크게 강화하는 바람에 올 시즌에는 맥을 못췄다.

1차대회에서 4전 전패를 하고 2차대회 들어서도 3연패로 패배의 수렁에서 좀처럼 빠져나오지 못하던 흥국생명은 우승후보로 꼽히는 현대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둠으로써 남은 4경기의 분전 여부에 따라 3강이 겨루는 3차대회 진출에 한가닥 희망을 갖게 됐다.

역전극의 주인공은 실업 4년차인 양숙경(1m79). 국가대표 레프트 후보로 꼽히는 그는 이날 스파이크로 17득점, 블로킹으로 1득점, 서브에이스 3득점을 기록하며 승리의 주역을 맡았다.

양숙경의 활약이 빛난 것은 마지막 5세트. 양숙경은 5대7로 뒤진 상황에서 왼쪽 강타로 3점을 보태고 장소연의 속공을 블로킹으로 차단해 흥국생명이 9대8로 뒤집으며 승기를 잡는데 결정적 역할을 해냈다.

전날은 이감독의 생일. 이바람에 흥국생명 선수단의 기쁨은 두배였다.

〈목포〓권순일기자〉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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