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편지]임선미/『아이 낳아보니 엄마사랑 깨달아』

  • 입력 1999년 1월 13일 19시 42분


쌔근 쌔근 잠자고 있는 간난아기를 보고 있노라니 친정 어머님 생각이 납니다.

제가 아기를 낳고 퇴원한 뒤 어머니가 두달간 몸조리를 도와주셨는데 어머니와 함께 있는 것 자체만으로도 마음 편하고 행복한 느낌이었어요.

지금은 어머니가 집으로 가셨지만 아직도 어머니가 머무시던 작은 방에서 따뜻한 말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습니다. 커피를 함께 마시면서 서로 인생의 고충을 털어놓고 있노라면 모녀 사이라기 보다 고민을 함께 나누는 동지인 것 같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제가 아기를 낳고 나니 어머니의 사랑이 어떤 것인지 어렴풋이나마 깨닫게 된 것 같습니다. 추운 겨울날 통금시간이 임박해 제가 갑자기 아픈 적이 있었는데 어머니는 어린 저를 등에 업고 동네병원을 헤맨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제 몸은 불덩어리처럼 열이 달아 올랐지만 늦은 시간이라 병원과 약국이 모두 문을 닫은 뒤였지요. 어머니가 발을 동동 구르며 우시던 기억이 지금도 납니다.

그러다 제가 갑자기 엄마의 목덜미에 구토물을 쏟아버렸고 얼마후에 신기하게도 열이 다 내려버렸어요. 날씨는 춥고 몸은 아팠지만 저는 엄마의 따뜻한 등에 업혀 있어 행복한 느낌이었습니다.

이런 기억을 떠올리면서 자식을 위해 기꺼이 등을 내주신 어머니처럼 나도 자식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엄마가 될 수 있을지 반문해봅니다. 아무튼 아기를 튼튼하고 훌륭하게 키우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임선미(서울 광진구 자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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