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권순활/일본의「北미사일 공포」

  • 입력 1999년 1월 8일 20시 01분


‘도쿄(東京)를 겨냥한 북한 미사일.’

일본인들은 8일 아사히신문 등 주요 일간지에 일제히 실린 한장의 사진에 큰 충격을 받았다. 이 사진은 노동신문이 작년 12월19일자에 게재한 ‘타격목표는 명백하다’라는 제목의 기사에 북한 미사일 3기가 서울과 워싱턴 도쿄를 겨냥하고 있는 모습을 추가한 것.

일본언론들은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이 7일 포스터 사진을 보도하자 이를 전재했고 일본인은 도쿄가 미사일 공격목표에 포함된 사실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번 ‘사건’은 북한 미사일에 대해 일본사회가 현재 느끼고 있는 불안감의 정도가 어느 수준인가를 한눈에 보여 준다.

일본 언론에는 최근 거의 매일 북한 미사일의 위협에 관한 보도가 줄을 잇고 있다. “북한이 노동미사일을 실전배치했다” “북한이 대포동미사일 발사를 위한 지하기지를 건설하고 있다”는 등의 내용이다. 얼마전에는 외무성 방위청 공안조사국 등이 “한반도 위험상황이 커지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정부와 언론이 새해들어 매일 북한으로부터의 미사일위협론을 제기하는 바람에 국민사이에는 공포분위기에 가까운 심리적 동요가 나타나고 있다.

보수세력의 방위력증강 측면에서 위기를 증폭시킨다는 해석을 전적으로 배제할 수는 없지만 이번에는 다소 상황이 달라 보인다. 북한문제에 대해 가장 신중한 입장을 보여온 아사히신문조차 최근 잇따라 비슷한 보도를 한 점은 상징적이다.

작년 8월 일본열도 상공을 통과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일본인에게 실제로 북한의 미사일위협이 현실화됐음을 피부로 느끼게 했다.

권순활<도쿄특파원>shk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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