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프로계 98결산]「돌부처」이창호 독주형세

  • 입력 1998년 12월 27일 19시 38분


올해 한국 프로바둑계는 한마디로 이창호9단을 뒤쫓는 형세였다.

이9단은 동양증권배와 후지쓰배 세계대회 우승과 국내대회 7관왕으로 부동의 세계랭킹 1위를 과시했다. 6억4천만원의 상금을 획득, IMF한파에 떨었던 다른 기사들의 시샘마저 샀다.

조훈현9단은 국수 탈환과 패왕전 방어로, 유창혁9단은 배달왕 획득으로 체면을 지켰지만 다른 신예기사들의 활약은 기대에 못미쳤다.

조훈현을 빼고 이창호에 도전해본 유일한 기사인 최명훈6단은 테크론배와 박카스배에서 연속 도전했지만 각각 3대0, 3대1로 패퇴하고 말았다.

이성재5단은 세계대회 8강에 두차례 진출했으며 신인왕전에서 우승했다. 패왕전 도전기에서는 조훈현9단을 상대로 2연승, 이후 3연패로 비록 정상 등정에는 실패했지만 미완의 대기임을 보여 주었다. 이밖의 신예기사로 올해 선전한 기사는 최다연승(19연승)의 안영길2단, 최다승(54승)의 목진석4단, 연승 2위(12연승) 다승3위(47승) 최다대국3위(63국)의 안조영5단 등이다.

여류프로기사중에서는 중국에서 귀화한 주부기사 황염2단이 보해배세계대회와 여류국수전에서 준우승을 차지해 주목을 받았다. 또 대만출신 소녀 장정핑(張正平)은 입단대회를 거쳐 입단한 최초의 외국인이 되었다.

아마추어계에서는 한국기원 연구생 출신인 김찬우7단이 세계아마바둑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함으로써 아마바둑 20년의 한을 풀었다. 또 중학교 1년생 박영훈아마7단은 전국대회에서 4회 우승하는 대기록을 세웠으나 연말 프로입단대회에서는 5위를 기록, 아쉬움을 남겼다.

한편 조치훈9단은 일본의 기세이(棋聖) 메이진(名人) 혼인보(本因坊) 등 3대 타이틀을 3년 연속제패한 것을 비롯, 생애 1천승 혼인보타이틀 10연패 등 대기록을 거푸 세우며 제2의 전성기를 이어갔다.

〈조헌주기자〉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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