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말속뜻]『두 분이 만나면 30분이면 끝난다』

  • 입력 1998년 12월 23일 19시 04분


“두 분이 만나면 30분이면 끝난다.”

국민회의 설훈(薛勳)기조위원장은 시원시원한 성격이다. 뭘 물어도 주저와 막힘이 없다. 이때문에 가끔 ‘설화(舌禍)’를 당하기도 하지만 타고난 낙천적 성격을 바꾸기도 어렵다.

그런 설위원장이 내각제 개헌문제를 묻는 기자들에게 조금도 주저없이 이렇게 답변했다. 그의 얘기는 “내각제 개헌 문제는 김종필(金鍾泌)총리와 결자해지 차원에서 풀어 나갈 것”이라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발언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다.

설위원장은 지난해 DJP후보 단일화 협상때도 비슷한 얘기를 한 적이 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설위원장 또는 국민회의측의 ‘희망사항’인지도 모른다. 지난해 대선 전 작성된 양당간의 후보단일화 합의문대로라면 두 사람이 만나 대좌할 필요가 없다. 그냥 내각제를 추진하면 되는 것이다.따라서 설위원장의 발언에는 내각제 개헌의 시기조절쪽으로 두 사람이 ‘30분’만에 뚝딱 합의했으면 하는 강한 바람이 배어있다. 김총리의 결단에 대한 기대감이기도 하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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