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아시아경기]이진일,약물파동 딛고 재기성공

  • 입력 1998년 12월 18일 09시 05분


2년간의 자격 정지, 부상 그리고 슬럼프….

최근 수년간 잇따른 불운에 시달리던 한국육상의 ‘간판스타’ 이진일(25).

그가 마침내 활짝 웃었다.

이진일은 98방콕아시아경기 육상 남자 8백m에서 1위로 골인, 아시아경기 2연패를 이룩하며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섰다.

94년 18년 묵은 아시아기록을 두번이나 갈아치우며 육상스타로 떠오른 그는 95년 국제육상연맹이 불시에 실시한 약물검사에서 양성반응을 보이며 수렁에 빠져 들었다. 조심하지 않고 감기약을 먹은게 잘못이었다. 선수에게 사형이나 다름없는 2년간의 자격정지. 소속팀 대동은행에서도 퇴출된 그는 정말 갈곳이 없었다.

복권이 된 후 좀 뛸만 하니까 잇단 부상과 경기 감각 상실로 오랫동안 슬럼프에 빠져 “이제 한물 간 것이 아니냐”는 주위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괴로울 때마다 그는 무조건 달렸다. 달리고 또 달리며 맹세했다. “반드시 재기하고 말겠다”고.

대표팀에 복귀한 그는 ‘태릉선수촌 지킴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열심히 훈련을 거듭한 끝에 연습 때 최고기록이 세계기록(1분41초11)에 불과 3.03초차로 접근할 정도로 기량을 회복했다.

“정말 길고 긴 터널을 빠져 나온 느낌입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세계적인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오랜만에 얼굴에 미소를 되찾은 그는 “내년 세계선수권대회와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메달에 도전하겠다”고 다짐했다.

〈방콕〓김화성기자〉mar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