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사람들]색상-디자인 바꿨더니 새집됐어요

  • 입력 1998년 12월 13일 20시 03분


아파트의 안전문제가 제기될 정도로 내력벽까지 허물어가며 아파트 내부구조를 완전히 바꾸는 인테리어 공사가 90년대중반까지 유행했다.

바닥재나 욕조 등을 값비싼 수입품으로 경쟁적으로 바꾸기도 해 ‘졸부식 인테리어’라는 비판도 받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아파트 내부의 구조는 건드리지 않은 채 내부 색상과 디자인이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모던 스타일 인테리어가 유행이다.

카페나 사무실에서는 이미 몇년전부터 도입됐지만 최근 서울 강남의 아파트에서 이런 인테리어가 유행하기 시작해 서서히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모던스타일 인테리어는 색조와 디자인만으로 집의 분위기를 바꾸기 때문에 특별히 집의 구조를 변경시킬 필요가 없다.

모던 스타일이 유행하게 된 것은 ‘개성’을 중시하는 풍조가 강해지면서부터. 윗집이나 아랫집 모두 똑같은 모양을 하고 있는 아파트는 더이상 ‘나만의 집’을 연출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욕구를 채워 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모던 스타일의 특징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단순미’다. 내부 색상도 2, 3가지만 사용해 집에 들어서면 깔끔하고 심플한 느낌이 들게 한다.

97년에 결혼한 서울 강남구 수서동의 전모씨(29)는 자신의 22평짜리 아파트를 ‘아이보리색조와 무늬목’으로 꾸몄다.

벽지와 천장을 아이보리색으로 통일했고 대신 포인트를 줄 벽 한 곳만 무늬목으로 장식했다. 그리고 가구는 좀 더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 위해 검은 색 철제 가구를 택했다. 밋밋한 천장을 원형의 무늬목으로 꾸밈으로써 기하학적인 현대감각을 한껏 살릴 수 있었다.

실내장식가 전동훈(田東勳)씨는 “기존 아파트 인테리어는 전체적인 느낌은 신경쓰지 않은 채 누가 비싼 재료를 쓰나 경쟁했던 졸부식 인테리어였다”며 “이제는 아파트 내부의 전체적인 조화를 중시하는 인테리어에 신경을 써야한다”고 조언했다.

〈이완배기자〉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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