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순례/포천중문 의대]미래의학 책임질 의료인 기른다

  • 입력 1998년 12월 13일 20시 02분


“여러분 모두의 노력과 재단의 아낌없는 후원이 뒷받침된다면 포천중문의대가 세계 초일류 명문 의과대학으로 우뚝서게 될 것은 자명한 일입니다. 비전을 가지고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십시오.”

97년 3월 포천중문의대 개교 기념식에서 학교재단인 성광학원 차경섭(車敬燮)이사장은 신입생 40명에게 세계의 미래의학을 짊어진다는 포부를 가지라고 역설했다.

경기 포천군 포천읍 동교리 2만3천2백여평의 부지. 시설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아 흙먼지가 날리는 왕방산 기슭의 운동장에서 포천중문의대는 첫걸음을 시작했다. 찬바람을 맞으며 차이사장의 비전에 고개를 끄덕이던 신입생들은 벌써 본과 1년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런 가운데 포천중문의대는 한국 최초의 노벨의학상 수상자 배출이라는 목표를 향해 차근차근 나아가고 있다.

우수한 학생, 과감한 투자, 학문에 대한 교수와 학생의 높은 정열 등 학교발전에 필요한 3가지 요소를 고루 갖춘 의학교육의 새로운 명문.

학생과 교직원들은 한반도 지도를 반으로 접으면 정확히 가운데 위치하는 포천의 지역특성, 남북을 잇는 중간 관문(중문·中門)에서 21세기 통일조국의 의료를 책임지겠다는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선진형 교과과정〓국제화 세계화에 발맞춰 국제적인 의학자로 활동할 수 있도록 문제해결 중심의 교육방식을 채택했다. 교수의 일방적인 강의를 통해서가 아니라 여러가지 상황에서 학생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유도하고 창의력을 길러주는 것이다.

가장 역점을 두는 것은 외국어교육. 국제무대에서 인정받기 위해선 자유로운 의사소통이 필수적이라며 영어시간을 일반대학보다 6배나 많이 배정했다. 의사소통을 시작으로 점차 의대생에게 필요한 내용을 원어민 교수가 학생 5명과 함께 토론식으로 강의하기 때문에 한눈을 팔 틈이 없을 정도. 의대에서 드물게 한의학 과목(한의학개론 본초강목)을 가르치고 이를 위해 중국어와 일본어를 3학기 동안 가르치는 것도 특징이다.

▼전인교육〓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기숙사에서 지내면서 공부에만 열중하도록 한 뒤 금요일 오후에 외출을 허용한다. 학년당 정원이 40명밖에 안되고 함께 지내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학생끼리, 또 학생과 교직원이 자연스럽게 가족같은 분위기에서 지낸다.

그러나 기숙사 생활을 하며 강도높은 교육을 받는 학생들이 공부만 잘하는, 다시 말해 정서가 메마른 젊은이가 되지 않도록 자기개발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체육 봉사 학술 취미 종교 등 다양한 과외활동을 마련하고 노래방 당구장 동아리실 헬스실을 24시간 개방해 스트레스를 풀도록 한 것. 심신수련장과 등산로도 만들었다.

▼우수한 연구인력〓포천중문의대의 최대 강점은 세계적 수준의 차병원으로부터 연구 및 임상시험에 필요한 인력을 지원받는다는 점이다.

60년 서울 중구 초동에서 ‘차산부인과’로 시작, 명성을 쌓은 뒤 84년 강남구 역삼동에 문을 연 차병원의 눈부신 활약은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

국내 최초의 인공수정아기와 민간병원 최초의 시험관 아기 출산(86년), 동양 최초로 난소없는 여성의 임신 성공(87년), 세계 최초로 폐기되는 난소에서 채취한 미성숙 난자의 체외배양에 의한 임신 성공(88년), 시험관 아기를 이용한 냉동태아 출산(89년) 등이 그것이다.

국제적 연구발표도 활발해 89년 미국 불임학회 연차총회에서 최우수 논문상을, 올해 세계 불임학회 및 미국 불임학회 공동학술대회에서 최우수논문상과 우수논문상을 받았다. 차병원의 불임 연구성과는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에 세번(91, 94, 96년)이나 실렸다.

▼병원시설〓강남 차병원은 4백병상 규모의 종합병원으로 외국인클리닉 피부과레이저클리닉 고위험임신진단센터 라마즈분만센터 미세현미경수술센터가 설치돼 있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의 분당차병원은 95년 6월 6백병상 규모로 개원했다. 병원 설계부터 경영까지 지역주민의 의견을 철저히 반영해 환자 대기시간을 크게 줄이고 저녁 주말 진료제를 실시한다.

강남구 논현동에 종합건진센터인 세원, 서초구 서초동에 검진센터 스포렉스를 운영중이다. 불임연구소 여성의학연구소 기초의학연구소에서는 50명의 전문 연구진이 불임 생식학 유전학을 활발히 연구해 차병원과 포천중문의대를 뒷받침하고 있다.

〈송상근기자〉song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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