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군기강 쇄신해야

  • 입력 1998년 12월 7일 19시 36분


최근 잇따라 일어난 군내 사고를 놓고 총체적 군기강해이 때문이라는 비판의 소리가 주저없이 터져나오고 있다. 국방부가 각군 고위장성들을 불러 장관 주재아래 비상대책회의를 열었지만 결론은 뻔해 보인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이번에도 원인규명과 문책이라는 낡은 방식으로 적당히 넘어가서는 안된다. 군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함은 물론 정부의 안보능력도 재확인받도록 전면적인 점검이 이루어져야 한다.

우선 국방장관과 합참을 비롯한 각군 수뇌들은 일련의 무기도입 비리와 작전사고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하고 납득할 만한 진상공개와 재발방지를 약속하기 바란다. 병사가 불발탄을 주워 분해하다 폭발한 안전사고도 문제지만 훈련 중 미사일이 오발하고 조명탄 탄피가 민가를 덮친 작전사고는 군의 근본 기강이 풀어졌음을 드러냈다. 때아닌 날벼락을 맞은 민간인들이 군을 어떻게 볼 것인가. 민군이 함께 해야 하는 통합적 안보는 상호 신뢰가 밑거름이다. 이번 사고들은 무엇보다도 군에 대한 국민신뢰를 금가게 했다는 점에서 위중한 사안이 아닐 수 없다.

육해공군에서 한건씩 터진 사고가 통상적 실수들의 우연한 일치인 것쯤으로 볼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일선부대 문책만으로 가볍게 지나갈 사안이 아니다. 각군 수뇌부를 비롯, 군령기구인 합참의 책임유무를 가려야 하며 국방장관도 예외가 아니다. 우리 군은 군령과 군정권이 이원화돼 있어서 작전과 훈련은 합참이, 인사와 안전관리 및 군수지원은 각군 본부가 책임지는 편제다. 하지만 이번처럼 총체적 기강해이에서 비롯된 사고들은 직접원인뿐만 아니라 지휘책임을 엄히 묻고 분위기를 근본적으로 쇄신해야만 다잡을 수 있다.

문책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재발방지책이다. 문책만으로 모든 문제가 다 해결된 것처럼 손털어 버린다면 안한 것보다 못할 수도 있다. 사고율을 줄이기 위해 아예 훈련을 기피하는 등의 무사안일이 싹튼다면 더 큰 문제다. 정예 강군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실전과 같은 교육훈련이 필수적이며 거기에서 불가항력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사고라면 문책이 재발을 예방하지 못한다.

재발방지책은 철저한 정신무장과 추호도 빈틈을 허용하지 않는 기강확립에 있다. 지휘관의 책임의식과 병사들의 사기가 충천하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정부는 군의 철통같은 임무수행이 전제되지 않고서는 대북 햇볕정책도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제2건군의 각오로 군기강 쇄신에 나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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