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맛집/「하동관」곰탕]『국물맛 끝내줘요』

  • 입력 1998년 11월 27일 19시 24분


《소의 머리 사골 도가니 양지머리 내장 허파 등을 덩이째 넣고 진액만 남도록 푹 삶은 곰탕. 추위 때문에 온몸의 근육이 긴장되는 겨울철. 수축된 근육으로 인해 소모되는 에너지를 보충하는데는 곰국(곰탕)처럼 열량 높은 음식이 좋다.》

곰탕은 살코기나 내장을 무와 함께 끓여 간장으로 간을 맞춘다. 이에 반해 설렁탕은 곰국보다 뼈가 많이 들어가고 골수에서 뽀얀 국물이 우러나게 끓여내며 국을 끓이는 과정에서 간을 하지 않는다.

해방직후인 45년말부터 한 자리에서 곰탕을 팔아온 서울 중구 수하동 ‘하동관(河東館)’을 찾아가 보자.

▼ 역사 및 특징 ▼

하동관은 결코 음식을 배달하지 않는다. 과거 박정희전대통령이 이집 곰탕을 너무 좋아해 배달을 요청했으나 사장이 거절해 청와대 직원들이 직접 곰탕을 청와대로 실어간 일화가 있을 정도. 이는 ‘밥그릇이 밖으로 나가면 복도 돈도 빠져나간다’는 1대 사장 김용택씨(작고·사진작가 에드워드김의 아버지)의 지론 때문.

저녁 장사를 하지 않는 것도 전통. 초대 사장인 김씨는 “‘술’과 ‘밤’이 합쳐지는 데서 모든 잘못의 근원이 생긴다”며 밤에 술을 팔지 않기 위해선 해가 떨어지기 전에 문을 닫았다. 64년 2대 사장 장낙항씨(76년 작고)가 이 원칙을 지킨다는 조건으로 가게를 넘겨 받았고 이 원칙은 장씨의 아들이며 3대 사장인 석희씨(64)까지 변치 않고 지키고 있다. 오전 7시부터 오후 4시까지만 영업.

▼ 맛 ▼

지름이 1.5m에 이르는 무쇠솥 3개를 24시간 가열하며 1번 무쇠솥 국물이 진해지면 2번 무쇠솥으로 옮기고 더 진해지면 3번 무쇠솥으로 옮긴다. 손님에게 내가는 곰탕국물은 3번 무쇠솥 국물. 이때 3분의 1 정도의 국물은 반드시 솥에 남기고 나머지 3분의2만 다음 솥으로 옮겨담아 항상 진한 맛이 유지되도록 한다. 하루치로 준비한 곰탕국물이 다 팔리면 오후 1시에도 문을 닫아버린다.

하동관 곰탕은 진하면서도 고기와 내포가 고소한 것이 자랑. 깍두기 국물과 생계란을 넣어 먹으면 한층 맛이 좋다. 곰탕 보통 5천원, 특(내장이 추가된 것)6천원. 매달 1,3주 일요일엔 휴무이며 자체 주차공간이 없어 주변 유료주차장을 이용해야 한다. 02―776―5656

〈이승재기자〉sj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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