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엿보기]「엔貨 기축통화론」어디로

  • 입력 1998년 11월 22일 18시 21분


14∼18일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회의를 계기로 ‘엔화국제화’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엔화국제화는 일본 엔화에 아시아권의 기축통화 역할을 맡기자는 것으로 일본의 지역경제 패권문제와 직결된 사안이다.

그러나 패권 문제에 너무 집착하면 사물의 한쪽 면만 보는 잘못을 범하게 된다.

이 논의가 수그러들지 않는 것은 패권문제 말고도 아시아권 국가들을 설득할 수 있는 ‘당근’이 있기 때문. 아시아위기가 발생한 요인중 하나는 각국 환율이 통화의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노무라연구소의 다카하시 다쿠마(高橋琢磨)연구원은 저서 ‘아시아 경제위기’를 통해 “국제분업과 국가별산업구조에 맞게 환율이 결정되어야 하는데 아시아의 환율은 그렇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 지역 국가들의 교역은 대부분 역내에서 이뤄지는데도 환율은 교역비중이 낮은 달러를 기준으로 정하다 보니 실제환율과 교환가치의 괴리가 상시 존재했다는 것.

그러나 엔화 국제화문제는 일본 대장성 내에서도 아직 충분한 설득작업을 한 상태는 아니다.

엔화 국제화를 고집할 경우 이는 엔화환율을 국제금융질서에 맡기겠다는 뜻이며 따라서 통화정책의 독자성을 상당부분 포기하겠다는 의미여서 의견통일이 그리 쉽지 않다.

〈허승호기자〉tige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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