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국제화는 일본 엔화에 아시아권의 기축통화 역할을 맡기자는 것으로 일본의 지역경제 패권문제와 직결된 사안이다.
그러나 패권 문제에 너무 집착하면 사물의 한쪽 면만 보는 잘못을 범하게 된다.
이 논의가 수그러들지 않는 것은 패권문제 말고도 아시아권 국가들을 설득할 수 있는 ‘당근’이 있기 때문. 아시아위기가 발생한 요인중 하나는 각국 환율이 통화의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노무라연구소의 다카하시 다쿠마(高橋琢磨)연구원은 저서 ‘아시아 경제위기’를 통해 “국제분업과 국가별산업구조에 맞게 환율이 결정되어야 하는데 아시아의 환율은 그렇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 지역 국가들의 교역은 대부분 역내에서 이뤄지는데도 환율은 교역비중이 낮은 달러를 기준으로 정하다 보니 실제환율과 교환가치의 괴리가 상시 존재했다는 것.
그러나 엔화 국제화문제는 일본 대장성 내에서도 아직 충분한 설득작업을 한 상태는 아니다.
엔화 국제화를 고집할 경우 이는 엔화환율을 국제금융질서에 맡기겠다는 뜻이며 따라서 통화정책의 독자성을 상당부분 포기하겠다는 의미여서 의견통일이 그리 쉽지 않다.
〈허승호기자〉tige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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