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맛집/라면]명동 뒷골목 「틈새」…

입력 1998-11-13 19:33수정 2009-09-24 19:59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꼬불꼬불’이란 PC통신 동호회가 있다.‘라면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한국사람이면 누구든 정말 맛있게 먹었던 추억, 맛나게 끓이는 나름의 비결을 한가지쯤은 갖고 있을만큼 친숙한 음식, 라면.

한국라면의 원조인 ‘삼양라면’은 63년 첫 선을 보였다. 당시 가격은 10원. 김치찌개 백반이 30원이던 시절이다. 그 때 처음 라면을 접했던 다섯살 꼬마는 어느덧 불혹(不惑)의 나이가 됐다. 연간 생산량은 40억개, 국민 1인당 소비량은 연평균 80여개. 세계 1위다. 라면을 처음으로 상품화한 일본보다 배나 많다.

‘빨계떡.’ 이것까지 안다면 ‘라면박사’라 할 만하다. 서울 중구 명동 뒷골목에서 벌써 18년째 숱한 사람의 입에 오르내리는 친숙한 이름이다. 정답은 ‘빨갛고 계란이 들어간 떡라면’으로 라면전문점 ‘틈새’(02―756―5477)의 유일한 메뉴(2천5백원).

고교졸업 후 라면가게를 시작한 김복현(金福顯·36)씨가 속풀이용으로 개발한 라면으로 고춧가루를 듬뿍 풀어 끓인다. 최민수 이승철 등 연예인들도 즐겨 먹는다고. 매운 국물에 찬밥 말이는 빨계떡의 진수다. 식당 벽에 빼곡한 명함과 낙서. 식당 전체에 라면이라는 음식이 주는 편안함과 자유로움이 그대로 담겨 있다. 여기서만 쓰이는 암호 ‘오리방석(물)’과 ‘파인애플(단무지)’은 알아두면 좋다.

라면회사 연구원들까지 찾아와 새맛 개발 아이디어를 얻어가는 식당. 김씨가 공개한 라면 맛있게 조리하는 비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센 불에 빨리 끓여낸다. 둘째, 면발의 찰기를 유지한다. 도중에 뚜껑을 열고 휘젓는 것은 금물. 면은 한번만 뒤집는다. 셋째, 라면맛의 핵심은 국물 맛. 얼큰한 맛을 살리려면 빨간 색이 감돌 정도로 고춧가루를 넣는다. 마지막으로 라면을 그릇에 담은 뒤 살짝 데친 콩나물과 어슷어슷 썬 파, 김가루 후춧가루를 듬뿍 뿌린다.

일본식 라면도 별미 체험으로 권할 만하다.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 연세대 앞 일본식 면전문점 ‘간사이’(關西·02―332―1333)는 주인 주방장이 모두 일본인. 라면 메뉴만 7가지로 모두 직접 면을 뽑아 끓이는 생라면이다. 진한 국물맛의 간사이라면(5천원)과 된장국물의 미소라면(6천원)이 대표적. 명란젓을 넣은 멘타이코라면(8천원)도 독특하다.

경제가 어려우니 라면 한 그릇에도 애틋함이 느껴지는 요즘 ‘우리집 라면’개발에 도전해 보자.

〈김경달기자〉dal@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