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지구촌/아사히]경영자 분식결산은 범죄행위

  • 입력 1998년 11월 10일 19시 15분


어려운 시대일수록 경영자는 유혹을 이겨낼 책임과 결의가 필요하다.

일본의 중견 유통업체인 ‘야오한 저팬’의 전사장이 분식(粉飾)결산과 불법배당을 해 상법위반혐의로 체포됐다. 이 회사는 만기가 다가온 전환사채가 주식으로 전환되도록 실적을 과장해 주가를 떠받쳤다.

복사기 제조업체인 미타(三田)공업의 구 경영진도 불법배당혐의로 체포됐다. 이 회사는 은행신용을 잃지 않으려고 부정경리를 계속했다.

두 회사는 전형적인 ‘족벌 1인경영체제’였다.

양사 경영진에 공통적인 것은 ‘회사는 내 것’이라는 의식이었다. 그러나 주식회사의 경영은 주주로부터 위임된 것이다. 정직한 결산은 기본중의 기본이다.

법원은 과거 판례를 통해 “분식결산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분별하지 못한 경영자가 유혹에 져서 손을 대기 쉬운 일종의 마약”이라고 지적했었다.

요즘같은 불경기 때일수록 경영자는 분식결산이 투자자와 주주를 속이는 회사범죄라는 기본적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이런 일이 겹치면 투자자와 주주는 기업을 더 불신하며 이는 시장의 불신으로 연결된다.

해외에서는 “일본이 분식을 인정하는 토양이 아닌가”라는 의심마저 나온다. 일본에 대한 평가가 낮아지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경영자의 폭주를 제어할 역할을 담당하는 감사시스템이 적절히 움직이지 않았던 점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문제가 된 기업에도 감사가 있고 감사법인은 장부를 봤을 것이다. 도대체 무엇을 했는가. 경영자는 물론 감사관계자의 책임도 무겁다.

〈정리·도쿄〓권순활특파원〉shk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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