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방]백과사전 「시루스박사」 12권 완간

  • 입력 1998년 11월 2일 19시 12분


모처럼 가족 나들이에 나선 아이. 호기심이 가득한 눈빛으로 아빠에게 묻는다. “아빠, 가을엔 왜 나뭇잎이 떨어지지?” 아빠는 말없이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아이가 또 묻는다. “엄마, 엄마. 새는 앞으로만 날아?” 엄마가 웃으면서 다시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학교에서 선생님께 여쭤보렴!”

계속되는 아이의 질문공세. “사람은 왜 웃지? 그런데 왜 동물들은 웃지 않는거야?” 마침내 아이의 머리를 쥐어박고마는 엄마 아빠. “넌 참, 별게 다 궁금하구나….”

호기심으로 눈빛을 반짝이는 아이들 앞에서 꽉 말문이 막히곤 하는 엄마 아빠. “엄마 있잖아…” 소리만 들어도 머리가 지끈지끈해오는 엄마 아빠들. 그런 엄마 아빠를 위한 구원투수, ‘시루스박사’(비룡소 펴냄). ‘말하는 백과사전’으로 어린이 책 시장에 바람을 일으켰던 ‘시루스박사’ 시리즈가 완간됐다. 전12권.

여늬 백과사전과는 달리 이야기 식으로 꾸며졌다. 딱히 궁금한 게 있어 책을 들춘다기 보다, 짤막한 소설 같은 3백60가지 이야기 한편 한편의 쏠쏠한 재미에 절로 빠져들게 된다. 그래선지 성인 독자들도 많다고.

사람은 왜 서서는 자지 못할까? 말을 하다 왜 더듬을까? 물고기도 소리를 듣는걸까? 현기증은 왜 날까? 사진은 꼭 캄캄한 곳에서만 현상을 해야하나? 겨울이 되면 사마귀는 뭘 할까? 물고기도 물을 마실까? 주름살은 왜 생기지?

머리가 굳은 어른들로서는 도저히 생각해낼 수 있을 것 같지 않은 이런저런 궁금증들. 시루스박사가 속시원히 풀어준다.가을엔 왜 나뭇잎이 떨어질까?

“땅이 꽁꽁 얼면 나무는 더 이상 뿌리로 물을 빨아들일 수가 없잖니. 그런데 잎이 남아 있으면 잎을 통해 자꾸 물이 증발하거든. 그러니 물이 부족한 나무가 겨울에 살아남으려면 잎을 모두 떼어 내는 수밖에….”

새는 앞으로만 날아다니느냐고?

“꼭 그런 것만은 아냐. 벌새라는 새 알지? 이 새는 이쪽 저쪽 어느 방향으로든 자유롭게 날 수 있는데다 심지어 뒷걸음치듯 뒷쪽으로 날기도 해. 그래서 벌새를 ‘자연이 만들어 낸 기적’이라고 하지….” 크리스티안 뒤셴, 카르멩 마루아 지음. 각권 7,000원.

〈이기우기자〉key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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