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한국시리즈 우승」이룬 PO통과팀 스토리

  • 입력 1998년 10월 15일 19시 08분


한바탕 때아닌 폭우가 쓸고 지나간 대구구장. 쌀쌀한 기운마저 느껴지지만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맞붙은 삼성과 LG의 98프로야구 플레이오프를 지켜보는 야구팬들의 열기는 마냥 뜨겁다.

85년 삼성이 전후기를 휩쓰는 바람에 이듬해인 86년 도입된 플레이오프는 지난해까지 12차례 열렸다. 이중 한국시리즈에 직행하지 않은 팀이 플레이오프 승리의 여세를 몰아 포스트시즌 우승을 일군 경우는 87,89년 해태와 92년 롯데의 세 차례.

해태는 87년 OB와의 플레이오프에서 5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깜짝스타 차동철의 역투에 힘입어 4대0으로 승리했다. 차동철은 포스트시즌의 사나이로 불린 선발 김정수가 초반 제구력 난조로 무너지자 3회부터 마운드에 올라 OB타선을 2안타 무실점으로 요리하며 스타덤에 올랐다.

89년 해태는 2차전에서 김성한의 홈런 한방으로 1대0으로 신승, 태평양과의 플레이오프를 파죽의 3연승으로 이끌며 한국시리즈에서도 빙그레에 4승1패를 거둘 수 있었다.

김성한은 7회 호투하던 태평양 선발 최창호의 가운데 높은 초구를 좌중간 담너머로 쏘아올려 최고의 타자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그는 이 홈런을 시작으로 92년까지 4차례 출전한 플레이오프에서 홈런 4개를 기록해 팀후배 한대화와 함께 통산 최다홈런 타자로 자리매김했다.

92년 승률 3위팀 롯데는 준플레이오프에서부터 올라가 한국시리즈를 제패하는 ‘기적’을 연출했다.

당시 가장 인상적인 경기는 2승2패로 동률을 이룬 뒤 열린 해태와의 플레이오프 최종 5차전.

8회까지 5대4로 살얼음 리드를 유지한 롯데는 9회 선두타자 김응국의 중월 3루타를 신호탄으로 4안타와 4사구 2개, 상대의 허를 찌르는 더블스틸 등으로 5점을 뽑아 피말리는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올해도 과연 플레이오프를 거친팀이 한국시리즈에서 샴페인을 터뜨릴 수 있을까. 삼성과 LG의 달구벌 혈투에 야구팬의 눈길이 모아지고 있다.

〈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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