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新3低 오는가?

동아일보 입력 1998-10-09 19:10수정 2009-09-24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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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엔화가 초강세를 보이면서 이른바 신3저에 대한 기대가 부풀고 있다. 작금의 국제경제 상황은 달러약세, 국제원자재가격 하락, 국제금리 하향안정이라는 3저에 들어간 느낌이다. 이 추세가 지속된다면 대외의존도가 유난히 높은 우리 경제에는 그처럼 다행한 일이 없다. 수렁에 빠진 국내경제를 회복시킬 수 있는 천조(天助)의 기회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과연 그렇게 낙관할 상황인지는 신중히 따져보아야 할 일이다.

달러에 대한 엔화환율의 강세는 기본적으로 미국경제에 대한 전망이 어두워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특히 앨런 그린스펀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미국경제를 비관적으로 전망하면서 촉발된 단기성 투기자금(헤지 펀드)의 달러투매가 엔화강세의 직접적 원인이 됐다. 어제 오늘같은 큰 폭의 엔화 상승이 계속되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이 추세가 유지될 가능성은 높다. 이와 함께 미국에 이어 영국이 금리인하를 단행해 국제금리가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우리 경제에 일단 긍정적 영향을 주는 현상들이라 하겠다.

그러나 상황을 단정적으로 낙관하기에는 아직 이를 수 있다. 이미 엔화의 급등세가 그 속도와 폭에서 지나쳤다는 지적이 나오기 시작했다. “합리성이 최근 시장의 명백한 특징이 아니라는 점에서 우리는 위기상황에 있다”는 캉드쉬 IMF총재의 경고가 그것이다. 벌써 뉴욕의 금융시장에서는 유동성 부족에 따른 신용경색 현상도 빚어지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의 외화 차입에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 엔화강세로 일본과 경합하고 있는 품목에서는 수출경쟁력이 되살아 나겠지만 주요 수출 대상국인 미국시장의 위축으로 그 효과가 어느 정도 상쇄될 가능성도 있다.

국내여건이 신3저의 효과를 얼마나 우리것으로 만들 수 있을 만큼 준비되어 있느냐도 중요한 문제다. 물론 우리가 겪은 환란의 직접적 원인은 일시적 달러화 유동성 부족에 있었다. 그러나 그 근저에는 국내기업의 실속없는 팽창주의와 이에 따라 빚어진 금융기관들의 대외신인도 하락에 더 큰 비중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아무리 대외여건이 개선되더라도 내부적인 준비가 안돼 있으면 그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국내경제의 개혁과 기업의 신속한 구조조정은 그래서 더욱 강조된다.

돌이켜 볼 때 우리 경제는 도저히 일어설 수 없을 것 같은 상황에서 되살아난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그때마다 기대하지 않았던 외적 변수가 결정적 도움을 주어온 것이 사실이다. 우연이긴 하지만 이번에도 비슷한 여건이 조성되는 듯한 분위기다. 신3저를 기대하며 국민과 기업 정부 모두 희망을 갖고 다시 한번 개혁의 각오를 다질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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