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엄마 슬플땐 왜 눈물이 나와?』

  • 입력 1998년 9월 28일 19시 51분


“오늘 밤에는 눈물 차를 마셔야겠어.”

올빼미가 찬장에서 주전자를 꺼내 무릎에 놓았어요. “자,이제 시작해야지.” 그리고 조용히 앉아 슬픈 일들을 떠올렸어요.

“다리 부러진 의자들….” 올빼미 눈에는 눈물이 가득찼어요.

“부를 수 없는 노래들….”(“노랫말을 잊고 말았거든.”)

“난로 뒤로 떨어져서 다시는 못 보게된 숟갈들….”

올빼미는 울기 시작했어요. 커다란 눈물 방울이 주전자 속으로 한 방울 두 방울 굴러 떨어졌지요. “읽을 수 없는 책들….”(“책에서 몇 장이 찢어졌거든.”)

“멈춘 시계들….” 더욱 많은 눈물이 주전자 속으로 떨어졌어요. 올빼미는 계속 울었습니다.

“모두들 잠을 자는 바람에 아무도 보지 않는 아침들….” 올빼미는 흐느꼈어요. 그러고도 접시 위에 으깬 감자며, 쓰기에 너무 짧은 연필들이며, 슬픈 것들을 자꾸자꾸 생각했어요.

주전자는 눈물로 가득찼어요. 올빼미는 주전자를 난로 위에 얹어놓고 끓였어요. 컵에 차를 따랐을 때 올빼미는 행복했지요. “차 맛이 어째 좀 짭조름한 걸….”

비룡소에서 펴낸 ‘집에 있는 올빼미’. 어린이 책의 고전으로 통하는, 미국작가 아놀드 로벨의 그림동화.

눈을 동그랗게 뜬 올빼미를 통해 호기심 많은 동심의 세계에 다가선다. 모든 일이 신기하기만 한 아이들의 모습이 눈에 잡히는 듯 하다. 어, 달이 날 쫓아오네…, 바람이 문을 두드려! 슬픈 생각을 하면 왜 눈물이 나오지?

은은한 불빛을 비추는 듯한 수채물감의 그림이 따스한 휴식처럼 스며든다. ‘난 책읽기가 좋아’ 시리즈. 초등학교 1∼2학년 대상. 비룡소. 6,000원.

(아놀드 로벨 글·그림)

〈이기우기자〉key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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