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은행권 또 감원 한파…금감위,9곳 추가감축 지시

  • 입력 1998년 9월 3일 19시 17분


은행권에 대대적인 감원 한파가 또 한차례 불어닥칠 전망이다.

금융감독위원회는 조건부승인 7개 은행과 해외매각 대상인 서울 제일은행에 대해 1인당 생산성이 선진 외국은행 수준에 이를만큼 인력을 대폭 감축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은행권에서 이미 1만3천여명이 직장을 떠난데 이어 내년까지 추가로 2만5천명 정도가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보인다.

3일 금융계에 따르면 16개 시중은행과 10개 지방은행 등 26개 일반은행(5개 퇴출은행 포함)의 5월말 현재 임직원 수는 10만9백2명으로 작년말보다 1만3천92명 줄었다.

은행별로는 제일(1천9백69명) 서울(1천4백68명) 외환(1천2백44명) 한일(1천1백40명) 등에서 1천명 이상이 정든 직장을 떠났다.

5개 퇴출은행의 임직원은 작년말보다 1천5백37명 줄었으나 9천90명이 은행 간판을 바꿔단 인수은행에서 일하고 있다. 이들 중 8월말까지 인수은행과 고용계약을 맺은 직원은 1천5백17명에 불과, 7천5백73명이 29일로 종료되는 시한부 고용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퇴출은행 직원 중 7천명이 인수은행에서 고용계약을 하지 않아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금융계는 보고 있다.

금감위는 조건부승인 은행에 대해서도 인력의 40∼50%를 줄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7개 조건부승인 은행의 5월말 현재 임직원은 3만4천8백88명에 이르러 1만4천∼1만7천5백명이 직장을 떠날 전망이다. 해외매각 여건 조성을 위해 9월말까지 인력을 감축해야 하는 서울 제일은행의 임직원은 1만2천77명으로 4천5백명 정도가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금융계는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을 떠날 임직원 수는 △퇴출은행 7천명 △7개 조건부승인은행 1만4천명 △서울 제일은행 4천5백명 등 최소한 2만5천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합병을 추진 중인 하나 보람은행이 2백70명의 감원에 합의한 것처럼 우량은행들이 합병에 나설 경우 일자리를 잃을 은행원 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은행의 임직원 수는 △90년 8만2천1백81명 △96년 10만3천9백13명 △97년 11만3천9백94명으로 증가 추세를 보였다.

은행의 점포 수는 90년 2천3백33개에서 97년 5천9백87개로 크게 늘었다.

그러나 은행원의 1인당 업무이익은 △94년 5천2백10만원 △96년 4천20만원 △97년 2천6백80만원으로 줄어들고 있다.

외국은행 국내지점의 97년 1인당 업무이익은 체이스맨해튼 41억7천3백만원, 뱅크오브아메리카(BOA) 17억1천2백만원, 홍콩상하이은행 2억4천1백만원 등으로 평균 8억1천9백만원.

〈김상철기자〉sckim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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