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말속뜻］『되로 주고 말로 받는 상황 올 것이다』

▼ “되로 주고 말로 받는 상황이 올 것이다.”

국민회의 신기남(辛基南)대변인은 2일 한나라당의 ‘경성리스트’ 공개에 따른 여권의 정치권 사정(司正)방침을 언급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가 말한 ‘되’는 한나라당의 ‘경성리스트 공개’를 의미하는 것이고 한나라당이 받을 ‘말’은 청구와 기아 등 향후 진행될 정치권 사정에서 한나라당이 당할 ‘피해’를 암시하는 것.

국민회의 등 여권은 경성리스트 공개 이후 정치권 사정에 대해 자신감을 거듭 피력하고 있다. 지금까지 불거진 정치권 연루 비리사건의 경우 대부분 구여권세력을 대상으로 로비가 진행됐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힘이 없었던 구야권, 즉 현여권은 비리 연루자가 거의 없을 것이라는 분석에 따른 자신감이다.

여권은 그동안 여권의 보도(寶刀)이기도 한 정치권 사정에 대한 유혹에 시달려 왔음에도 불구하고 사정이 현실화할 경우 한나라당의 강한 반발에다 영남권의 정서를 의식해 소극적인 태도를 견지해 왔다.이런 시점에 야당이 ‘경성리스트’를 공개하자 정치권 사정의 명분이 섰다는 게 여권의 계산이다. 이를 두고 ‘울고 싶은데 뺨 때린 격’이라고 말하는 국민회의 인사들이 적지 않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