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박정훈/시간쫓긴 서울大개혁안

  • 입력 1998년 7월 27일 19시 21분


서울대학교가 전례없는 규모의 구조조정 작업을 벌이고 있다.

연구중심대학으로 거듭나기 위한 이번 구조조정 작업에는 신입생 선발방식에서부터 전문대학원 설치까지 현 서울대학교의 ‘모든 것’이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이번 구조조정은 서울대학교의 근본적인 개혁을 겨냥하고 있다.

사실 서울대학교의 구조조정안은 건국이후 유지되어 온 현재의 대학교육을 완전히 새롭게 바꾸겠다는 의미를 가진다. 서울대학교의 구조조정안은 전국 모든 대학의 개혁방안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서울대학교는 많은 연구를 통해 미래지향적이고 국제적으로도 경쟁력있는 ‘대학의 모델’을 제시해야만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하지만 현재 진행중인 서울대학교의 구조조정 작업을 지켜보면서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선다.

우선 서울대학교는 7월말까지 구조조정안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시간에 쫓기며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8월말까지 관계부처에 예산신청을 해야하는 교육부의 독촉 때문이다.

그러나 16개 단과대가 작은 문제에서조차 절충안을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남은 며칠만에 안을 확정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인지도 모른다.

서울대학교의 한 관계자는 “대학본부가 시간에 쫓겨 무리하게 구조조정안을 만들고 있다”며 “이렇게 될 경우 진정한 대학개혁은 물건너 갈 것이 뻔하다”고 토로했다.

또 서울대학교의 구조조정 방향이 학문의 특성을 무시하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현재 진행중인 서울대학교의 구조조정 작업이 추후 대학교육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신중히 고려해 보는 자세가 필요할 것같다.

박정훈<사회부>hun3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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