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편지]박은주/어려울수록 아내격려가 가장 큰 힘

  • 입력 1998년 7월 9일 19시 34분


어제도 예외없이 술을 마시고 자정이 다 돼서야 들어왔습니다.

환하게 맞아주는 아내 얼굴 너머로 말끔해진 거실이 언뜻 보였습니다. 여기저기 어지럽던 살림은 다 어디가고 신혼냄새가 가득 진동했습니다. 의자 하나 들기도 힘겨웠던 아내가 그보다 몇배 더 무거운 책장이며 탁자를 새 자리에 반듯하게 옮겨 놓았던 겁니다.

벌이끊긴 남편이 밖에서 헤매는 동안 아내 혼자 큰 역사 치렀던 겁니다. 오늘 상처 모두 잊고 새출발하라고 가냘픈 제 몸 잊고 땀흘렸던 겁니다.

―해고시대 아내의 준비

안녕하신지요. 동아일보를 애독하고 있는 주부입니다. 이 글은 저의 남편이 수첩에 적어둔 것인데 우연히 읽고는 한참을 울어야 했습니다.

저의 남편은 직장을 그만두고 석달 정도를 방황해야 했습니다. 곁에서 지켜보며 무척 가슴이 아팠습니다. 다행히 지금은 좋은 직장에 다시 나가게 됐습니다.

가족간의 사랑과 격려가 더욱 필요한 시기입니다. 요즘 하루 아침에 직장을 잃고 상심해 있을 사람들과 그들을 힘겹게 바라보는 가족들이 희망을 잃지 않기를 바랍니다. 좋은 일자리를 다시 얻어 열심히 일할 수 있는 날이 반드시 올 것입니다.

박은주(경기 고양시 덕양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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