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의 창]김태호/영어 잘하는 말레이시아 국민

  • 입력 1998년 6월 29일 07시 51분


말레이시아에 2년이상 체재하면서 느낀 점은 이 나라가 성장 잠재력이 큰 나라라는 것이다.

풍부한 부존자원과 넓은 땅, 유리한 지정학적 위치, 정치안정 및 정책의 일관성, 밀려오는 외국인 투자…. 이런 점들은 2020년 선진국 대열에 진입하겠다는 이들의 희망이 단지 꿈만은 아닐 거라는 믿음을 갖게 한다.

그중에서 가장 부러운 것은 대다수 국민이 어느 정도 영어를 구사할 줄 안다는 점이다. 이들의 영어교육은 한국에 비해 매우 실질적이다. 말레이시아인들과 대화하다보면 시제의 불일치, 어순의 불일치 등 문법상 오류는 물론 철자법과 발음의 부정확 등을 상당히 많이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일상생활에서 별 문제없이 영어로 대화를 하고 외국인을 만나도 아무런 주저함 없이 대화에 응한다.

또한 이들은 영어 알파벳을 현지에 맞게 토착화시켜 사용한다. 말레이시아는 회교국인 만큼 예전에는 아랍문자를 사용했으나 문자습득의 어려움등으로 표기수단을 영어 알파벳으로 변경했다. 예를 들면 택시(TAXI)를 TEXSI, 약국(PHARMACY)은 FAMASI하는 식이다.

물론 이들의 영어는 ‘망글리쉬’라고 불릴 정도로 정통 영어와는 거리가 있고 말레이 중국 인도계 등 복합 인종으로 구성된 사회체계가 공통언어로서 영어 사용의 필요성을 증가시켰음은 분명하다. 어떻든 수출과 투자유치가 살 길이라는 국제화시대에 거의 모든 국민이 영어를 거리낌없이 구사하는 것은 큰 강점의 하나다.

김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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